산행의 흔적들

계룡산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 장군봉

산들행 2008. 5. 19. 22:23

토요일!

모임이 있어 공주 갑사 간 김에 일요일 산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는 쉴 만큼 쉬었고 다리도 제 기량을 회복했을 거란 막연한 기대감에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전에 들었던 장군봉 산행을 시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또 그리고 일에 찌든 나를 정화시킬 무언가 계기가 필요했습니다.

 

갑사에서의 밤은 술판이였습니다.

술판은 잠이 약이고

해장국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비가 올 것이란 예보... 그것도 많이....바람과 함께...

은근슬쩍 말리는 협박 공포조성 분위기와 씨꺼먼 하늘에 무척이나 갈등했지만

넘버 3에서 본 송강호의 무대포정신이 나의 좌우명이듯이 그냥 가 보는 것......

 

연천봉에서 바라본 계룡산은 아름답다 이였고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바로 이 맛이야"가 아니고

"바로 못 보던 맛이야!"

물을 댄 논 들녁은 홍수로 인해 침수된 듯이 보였고

거문 하늘에 산의 어두운 자태는 멀리 운무와 함께 "계룡 진경 산수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삼불봉에서 본 나이 많이 드신 완존 할아버지

허리가 기억자로 구부려졌는데도 스틱 두개로 자랑스레 관음봉을 향해 가시던 할아버지...

그러니 저는 보무도 당당하게....

 

<중 략>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 큰배재 신선봉 장군봉  병사골로 산행 길을 잡은 것을

처음엔 큰 각오였지만

갈수록 후회막심이였습니다.

 

무대포로 출발했으니 배고프지요.....

집에 놓고 온 냉장고가 그립지요......

기운은 빠져가지는데.........

다리는 자꾸 흔들거리지요.......

정신은 혼란스럽지요..........

땀은 줄줄이 새지요............

 

(땀이 많이 새는 것은 장모님 탓이지요.

장모님 따님에게 혼나서 힘들지요.

사위 힘든데도 장모님은 씨암닭도 안 잡아주지요. 남들은 오골계 먹었다는데...

행동 잽싸고 일은 잘한다고 처갓집 일은 제 차지지요. 하여튼 장모님 탓으로 땀이 많이 샙니다.) 

 

꾸준히 걷다보니 장군봉까지 지났습니다.

후들후들한 다리로 혼미한 머리를 달래며 걷다보니 넘어질 뻔도 하고....... 

마주오던 산행객이 머라 머라 합니다.

 

말걸기)   머라머라....

  답)     아! 제가 넘어질 뻔하다가 돌 굴러갔는데요.....

 

간신히 간신히 옆으로 옆으로 쉬엄쉬엄 기어기어 드디어 병사골 다다른다.

약속된 차를 부를려고 보니 핸드폰이 없다.

바지 호주머니에 자크가 왜 열려있지........?

 

앗! 아까 그 분 말씀이 핸드폰 흘렸다는 말이구나...

 

더 이상 못 움질일 것 같은 체력에 흐리멍텅해진 머리로 고민한다.

핸드폰을 버리자.....!

새것이 좋은 것이다......... 버리자!

올라갔다가는 나는 죽을 것이다. 그러니 살기 위해 버려야 한다!

 

아니다. 핸펀에 전번이 무쟈게 많다....

그러니 꼭 회수해야 한다.

새 것에는 전번이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

조강지처가 좋듯이 오래 같이 있던 핸펀이 좋은 것이다.!!!!

 

없는 힘에 죽을 맛이다.

그래도 오던 길을 다시금 가야만 했다.

무쟈게 후회하면서..............

 

산행 준비를 철저히 하자!!!!!!!!!1

무식한 산행은 하지 말자!!!!!!!!!!!!!

산을 존경하자!!!!!!!!!!!!!!!!!1

 

걸어지지 않는 다리로 천천히 다시 올라간 길이 지금까지 온 길보다 먼 800m......

넘어질 뻔한 그 곳까지 가는데 노란 하늘은 부지기수로 보았고

산이 무서워졌다.

다섯 걸음에 한 박자 쉬면서 가고 가고 가니 그곳이었다.

 

낙엽이 있어 조심조심 멀리서 살피면서 찾아야만 했다.

그래도 계룡산 산신령님을 평소에 무쟈게 존경했기에 핸펀을 찾을 수가 있었다.

 

내려가는 길은 반성길이였다.

반성을 하기 위해 태어난 아산 주정...

 

애휴~~~~~~~~~

제가 하는 일아 다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