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 63

삼겹살 데이 유래와 삼겹살과 소주의 찰떡궁합

"3월 3일은 삼겹살 먹는데이" 3월 3일 삼겹살데이를 홍보하는 문구이다. 이 삼겹살데이가 시작된 것은 2003년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파주연천축협에서 양돈농가 소득 증진을 위해 고안해 낸 것이다. 철판 위에서 고소한 기름내를 사방으로 풍기며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삼겹살을 보고 있노라면 소주는 바로 이 음식을 위해 창조된 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삼겹살은 비계가 많이 붙어 있어 몇 점만 먹어도 입가가 번들거리는데, 이때 느끼해진 입안에 털어 넣은 소주 한 잔이 기름기를 싹 내려보내면서 혀에서부터 위까지 이르는 길을 시원하게 행궈준다. 삼겹살 한 점에 소주 한 잔 털어넣고 죽죽 찢은 구운 김치에, 자글자글 끓는 기름속에서 익힌 마늘까지 곁들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날..

술, 주 2022.03.27

식량자급과 쌀 막걸리 등장

당시 박정희 정부는 5~6년 묵은 정부미(정부가 비축해둔 쌀) 처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학교 급식에 쌀밥을 내게 하거나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는데 적극 나섰다. 27년만에 혼합식 소주 생산을 허용한 것도 바로 그 같은 논리에서였다. 잉여농산물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은 게 소주뿐이였던 건 아니다. 막걸리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 박정희 정부는 1964년 곡물로 빚은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할 때, 마찬가지로 막걸리 원료도 고구마나 옥수수, 수입 밀 따위로 대체하게 했다. 이런 낯선 재료로 억지스럽게 담근 막걸리들은 전통 쌀 막걸리의 톡 쏘면서도 구수하고 은은한 단맛을 내지 못했다. 단지 시큼텁텁했을 뿐. 더욱이 농산물 가격이나 수급 현황에 따라 어느 해에는 고..

술, 주 2022.03.22

러시아인들은 보드카를 사랑한다

'오늘 마실 수 있는 것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를 인생의 모토로 끊임없이 마신다. 러시아에서는 술 사러 보냈을 때 보드카 한 병만 사 오는 사람을 바보라 정의하고, 하루가 자유로워지는 방법으로 아침부터 보드카 마실 것을 권한다. 러시아에서 400킬로미터는 거리도 아니다.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다. 영상 40도는 더위도 아니다. 그리고 알코올 도수 40도의 보드카 4병은 술도 아니다. 이렇게 도수 40도의 보드카 4병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러시아인들은 정말 대주가다. 러시아인들은 보드카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으며, 유일하게 할 수 없는 일이 보드카를 마시지 않는 일이라 말한다. 술 해장의 가장 최고의 방법을 보드카 한 잔이라고 의심없이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아직 남아있는 숙취를 해소하기..

술, 주 2021.02.14

러시아 국민주 보드카와 감자

나라마다 국민주라고 할 만큼 애호하는 술은 하나씩 있다. 한국은 소주, 일본은 사케, 중국은 고량주, 독일은 맥주, 프랑스는 와인, 영국은 위스키, 미국은 버번위스키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은 무엇일까? 단연 보드카이다. 보드카 맛에는 러시아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모두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얗고 투명한 보드카는 특별한 냄새도 맛도 없지만 일단 목구멍으로 넘기면 금세 몸 안으로 뜨거운 기운이 감돈다. 그렇다면 보드카는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보드카Vodka는 '물'을 뜻하는 러시아 단어인 보다Voda에서 유래했다. 러시아인들은 보드카를 생명의 물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처음 보드카는 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약으로 쓰였다. 점차 그 맛에 반해 술로써 쓰기 시작했는데, ..

술, 주 20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