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일반 86

안 매운, 닷맛이 나는 파프리카 품종을 최초로 개발한 나라는 헝가리

유럽의 식탁은 고추를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지만, 그중에 고추를 식문화에 받아들인 나라가 헝가리였다. 본래 파프리카란 말은 헝가리어로 후추를 의미하는 말이다. 고추는 크게 나누면 단맛을 내는 종과 매운맛을 내는 종,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채소로 낯익은 피망은 단맛을 내는 종이다. 헝가리의 대표적인 향토 요리인 굴라시를 비롯해 헝가리 요리에 정취와 독특한 향미를 더해 주는 파프리카도 단맛을 내는 종의 하나이다. 헝가리의 농학자 에르노 오페르마이어가 교배와 선발을 거듭해 1945년에 부드러운 맛이 나는 파프리카 신품종을 만들어 냈다. 품종개량이 이루어지기 이전에는 매운맛을 줄이기 위해 매운맛이 나는 성분이 집중되어 있는 속부분(태좌)을 손으로 일일이 떼어내야 했지만, 신품종이 보급되면서 그런 작업..

작물일반 2021.02.11

중국의 고추 도입 시기

중국에 고추가 전해진 시기는 명(1368~1644) 말기라고 기록한 사료가 많다. 1516년에 일찌감치 포르투갈인이 마카오에 도착하는 등 16세기 초에 포르투갈인이 중국 대륙 연안 지역과 관련을 맺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또한 16세기 중반에는 일본에도 고추가 전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 후기보다는 훨씬 이른 16세기 초반에 중국 대륙 연안 지역에 고추가 전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고추가 쓰촨성과 윈난성 등 중국 남서부에 전해져, 예로부터 겨자와 산초 등 매운맛을 즐겨 먹었던 이 지역에 파고들어 서랄(남첨북함 동산서랄. 南甛北鹹 東酸西辣)으로 정착하고 18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이 지역 사람들의 일상적인 식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조미료가 되었다. 중국은 국토가 넓은 탓에 연안 지역이나 쓰촨성에 고추가 ..

작물일반 2021.02.06

김치의 지역별 이름 방언과 배추김치의 변천과정

1926년부터 1932년까지 경성제국대학 교수를 지낸 오구라 신페이(小倉進平, 1882~1944)가 펴낸 《조선 방언 연구 朝鮮語方言の 硏究》에는 츠케모노(漬物, 지물, 채소 절임음식)의 발음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조사한 자료가 있다. 먼저 '김치'라고 발음하는 지역은 경성을 포한한 경기도 일부, 황해도 전역 그리고 함경북도 일부로 나온다. '침치'라고 발음하는 지역은 제주도 일부 지역과 전라남도 일부, 전라북도 일부, 경상남도 전역과 경상북도, 강원도 대다수 지역, 그리고 함경남도 일대로 나온다. '침끼'로 발음하는 지역은 제주도의 성산과 서귀포, 대전 일대로 나온다. '깍두기'라고 발음한 지역은 함경남도 북청으로 나온다. '지'로 발음하는 지역은 전라남도의 순천 일대로 나온다. '짠지'로 ..

작물일반 2020.10.10

주정일 칼럼 (금강일보 농가월령가) SNS 농업기술 컨설팅

농업기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컨설팅은 농업현장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회원 간 소통과 컨설팅을 통해 해소하는데, 네이버 기술공감 밴드, 유튜브, 블로그 등이 있다. 어떤 특정 사진과 함께 질문을 게시하면 회원들이 댓글로 의견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부분 작물의 이상증상이나 병해충의 종류 그리고 처방을 묻는다. 그런데 게시된 사진에 대한 재배 이력이나 관찰된 사항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편이다. 어떤 경우는 진단내용이 제각기여서 오히려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작물마다 발생하는 병해충과 생리장해 증상은 다르다. 무슨 바이러스인지 쉽게 판별이 되질 않아서 진단키트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는 약해인지 생리장해인지 헷갈리고, 양분 결핍인지 다른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것인지 ..

작물일반 2020.03.19

주정일 칼럼 (금강일보 농가월령가) 토종씨앗에 대한 기대

최근 토종씨앗박물관에서 진행한 ‘우리끼리 슬로장터’의 슬로건은 ‘정직한 생산자와 아름다운 소비자의 소박하고 즐거운 만남을 통해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자 합니다’이다. 최악의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나무 그늘 밑에 모여든 농업인과 작은 장터를 어찌 알고 찾아온 소비자와의 만남의 장소가 됐다. 못생겼지만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에 대한 신뢰와 흥정이 숲 속에 퍼지면서 함께 살아가는 참살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DAN와 함께 성장해 온 소중한 토종 자산을 지키거나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조상들이 재배해 오던 전통작물과 토종은 어디로 갔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업농의 확산으로 신품종과 외래종이 널리 보급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나마 토종을 보존하던 농업..

작물일반 2020.03.19

주정일 칼럼 (금강일보 농가월령가) 새로운 농작물의 도입과 미래 성장동력

우리의 밥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되고 개선되었다. 흔히 쌀, 보리, 콩, 조, 기장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오곡(五穀)이라 하는데 이중 보리, 조, 기장은 이제 밥상에서 보기가 쉽지 않다. 옛날에는 주식인 쌀 생산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조선시대에는 이앙법을 개발하고 이모작을 확대했다. 1970년대 통일벼 보급과 비닐을 이용한 백색혁명을 이룬 뒤 풍족한 밥상을 차릴 수 있었다.우리 민족은 산과 들에서 나는 나물도 즐겨 먹었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나오는 채소는 오이, 가지, 무, 아욱, 박 등으로 지금의 채소와 비교하면 가짓수도 적고 이름도 생소한 작물도 있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인 김치는 원래 무, 동아, 오이, 가지 등을 소금에 절여 만든 무색의 짠지 형..

작물일반 20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