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25 동란기간중 1·4후퇴를 하게 될 무렵 농촌진흥청 종예과(種藝科)건물이 영국군 군대에 점거당하였습니다.
그 때 곡류 종자는 조금씩 봉투에 담아서 품종을 미리 부산으로 소개(疎開)했었고, 또 맥류 품종은 포장에 심겨진 채로 있었기 때문에 무사했었지요.
감자는 후퇴전 영국 군대가 종예과를 검거하고 있을 때 저장고에 있던 것을 홀딱 훔쳐 먹어버려서 한 품종도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 고구마는 안 먹었어요. 왜 안먹었느냐고 영국군 한 써진에게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케냐에 갔을 때 고구마를 입에 대보았더니 먹을 것이 못되더라고 해요. 아마 그런 맛이 싫은 모양이죠.
그래서 고구마 품종과 계통들은 무사히 남았었는데 1·4후퇴를 당하고 보니 엄동설한이라 소개할 도리가 없어 그냥 저장고에 남겨둔 채 피난을 갔어요.
저장고에 남겨두었던 고구마는 뒤에 피난민들이 요긴하게 이용하고, 개중에는 이것을 팔아 노자(路資)를 마련하기도 했다는 풍문이 있어요.
<조재영 회고>
- 우리나라 작물학연구의 회고 p47
- 한국작물학회지 제 32권 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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