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와 관련된 인물로 <삼국지>의 영웅 관우가 있다. 현재 중국에서 관우는 두부와 두부 장사꾼들의 수호신으로 추앙받는다. <삼국지>에는 나오지 않지만, 관우에 얽힌 민담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관우는 원래 하늘에 살던 적제(남방을 다스리는 신)였다. 그런데 금기를 깨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다. 이 일로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지상으로 쫓겨나 갓난아기가 되었다. 이 갓난아기를 보구사(普救寺) 주지승이 발견하고, 절에 들른 두부 장사 부부에게 맡아 기르게 했다. 이후 관우는 양부모를 도와 두부 장사를 하며 살았는데, 어느날 친구가 찾아와 자기 약혼녀가 여웅이라는 음탕한 노인에게 납치를 당했노라며 도와달라고 했다.
사연인즉 이러했다.
여웅은 나이가 환갑을 넘었는데도 여색을 무척 탐하는 노인이었다. 그 수법이 참으로 치졸했는데, 자기 집 마당에 있는 우물만 남기고 마을의 모든 우물에 똥을 넣은 것이다. 자연히 사람들은 물을 마시려고 여웅의 집으로 몰려들었고, 여웅은 물을 길러 온 여인들 중에서 젊고 예쁜 처녀만 골라 능욕한 것이다. 거기에 친구의 약혼녀도 있었다. 이런 추악한 죄를 짓고도 여웅은 지역 유지인데다 태수의 친척이어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하는 친구의 말을 듣던 관우는 분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여웅의 집으로 찾아가 죽인 후 약혼녀를 구해냈다. 하지만 관우는 살인범이 되고 말았다. 결국 생업인 두부 장사를 그만 두고 고향을 떠나 이리저리 떠돌다가 유비를 만나 의형제를 맺는다.
이러한 설화가 만들어진 배경은 무엇일까?
관우의 고향인 산시성 하이저우(解州)에는 소금기 많은 연못이 있어서 질 좋은 부두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연유로 산시성의 두부 장사꾼들이 자신들을 돋보이게 하려고 관우가 두부장사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지어냈을 것이다.
중국에서 관우는 두부 장사 이외에도 돈벌이나 사업의 흥행, 소원성취 등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살아생전 지방 군벌의 장수에 지나지 않던 그가 죽어서는 관성대제(關聖大帝)라 불리며 주군이었던 유비보다 더욱 존경을 받는 위치까지 올랐으니, 참으로 사람의 인생 역정이란 알수 없는 일이다.
-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 지은이 : 도현신
- 펴낸곳 : 시대의 창
- 초판 1쇄 20011년 2월 21일 펴냄
- p 53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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