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은 서로 음식문화가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서양의 소금문화권이 아닌, 간장을 기본으로 간을 하는 같은 간장 문화권이다. 하지만 장만이 아니라 각자의 환경에서 조금씩 변형된 기본 양념을 쓴다.
된장의 경우, 중국은 콩과 밀가루를 발효시킨 된장이고, 한국은 콩 그 자체를 발효시켜 만든다. 또 일본의 된장은 쌀과 콩, 보리를 이용해서 만들고 곰팡이의 일종인 황국균으로 발효된다. 재료와 발효균의 차이로 인해 한국된장과 일본된장은 그 맛과 풍미가 전혀 다르다. 간장도 다르다. 한국의 간장은 메주를 만들고 소금물에 담가 맑은 국물을 걸러낸 것인데 비해 일본의 간장은 대두와 밀이 주원료이다.
3국의 식재료를 다루는 방식도 다르다. 중국은 높은 고온에서 기름으로 익히는 방법을 선택했고, 한국의 경우 발효양념과 찌거나 데쳐 무치거나 말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려 몸을 살리기 위함이다. 일본은 조리하지 않는 조리를 최상으로 치며 시각적인 면이 더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요리는 쪄서 볶고 튀기기를 반복한다. 메마르고 건조한 날씨와 사막의 흙먼지까지.... 물이 귀한 이곳의 환경은 물을 이용한 조리법을 사용할 수 없게 했을 것이다. 인구는 많은데 물이 부족하니 멸균과 살균 또한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물 없이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고온에서 순간적으로 맛을 가두는 불의 요리가 중국요리의 기본이 되었다. 차(茶) 문화가 발달한 것도 워낙 깨끗한 물이 귀해 물을 끓여 사용해야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강한 향신료를 쓰는 것은 몸에 달라붙은 벌레를 없애고 살균을 하기 위함이다.
이렇듯 한 문화권의 조리법은 그 지역의 생활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 방랑식객 -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펴낸곳 : (주)문학동네 - 1판 7쇄/2013년 2월 25일 - p 288 ~ 289, 236 - 값 1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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