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밥이나 떡에 앞서 곡식으로 만든 최초의 음식이 바로 죽이다. 토기에 물과 곡물을 넣어 끓인 것이 죽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쌀 등의 곡식에 물을 많이 붓고 오랫동안 끓여서 만들기 때문에 곡물의 녹말이 충분히 호화되어 위에 부담이 없다. 밥보다 소화가 잘되고 영양소도 빠르게 흡수되어 뇌와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까닭에 예부터 건강서에도 아침에 죽을 먹으면 몸에 이롭다는 기록이 많다. 허준이 지은 < 동의보감(東醫寶鑑) > 에는 '백죽(白粥)'이라 하여 조반으로 죽을 먹으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나와 있고, 순조 때 실학자였던 서유구가 쓴 < 임원경제십육지(林園經濟十六志) > 에는 < 죽기(粥記) > 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가 허한데 곡기가 일어나서 보의 효과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또한 죽은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 위장에 좋다'고 쓰여 있다. 여기에는 '죽십리(粥十利)'라 하여 '이른 아침에 죽을 먹으면 열 가지 이로움이 있다'는 기록도 있다. 즉 죽이 혈색을 돕고, 기운을 돕고, 수명을 늘리고, 안락하게 하고, 말을 잘하게 하고, 풍증을 없애고, 음식을 잘 내리게 하고, 말소리가 맑고, 주림을 제하고, 갈증을 없앤다는 것. 뿐만 아니라 불교에서는 '죽반(粥飯)'이라 하여 아침에는 죽, 낮에는 밥을 먹는 것이 오랜 관습으로 되어 있다.
영양죽과 치료죽으로 손꼽히는 것이 녹두죽이다.
녹두의 성분은 팥과 비슷한데 곡식 중에서 콩 다음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리놀산과 리놀레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도 들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열이 나는 환자에게 녹두죽을 먹이는데, 몸을 차게 하면서도 흡수성이 좋아 입술이 마르고 입 속이 헐었을 때나 피로 회복에도 좋다.
* 녹두죽
조리시간: 35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중
재 료: 녹두 ¼컵, 쌀 ½컵, 소금 약간, 물 3컵(녹두 삶는 물, 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3시간 정도 담가 불린다.
2 녹두는 깨끗이 씻어 일은 뒤 냄비에 넣고 물을 넉넉히 부어 센 불에서 삶다가 끓으면 중간 불로 낮추어 푹 삶아 식힌다.
3 삶은 녹두가 식으면 볼에 담고 손으로 비비면서 껍질을 벗긴 다음 믹서에 물을 약간 붓고 곱게 간다.
4 냄비에 ①의 불린 쌀과 ③의 녹두를 넣고 물을 부어 센 불에 끓이다가 불을 줄여 서서히 끓인다. 죽 끓이는 물은 녹두 삶은 물을 이용해도 좋다.
5 쌀알이 푹 퍼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고루 저으면서 끓인 후 소금으로 간한다.
에쎈 | 입력 2011.01.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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