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로환동(返老還童)
반로환동(返老還童). 늙은 모습에서 아이의 몸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으로, 나이가 든 사람이 아이들처럼 건강하고 젊을 때 쓰는 말이다. 한의사이자 도교의 이론가였던 동진의 갈홍(葛洪)이 지은 <신선전(神仙傳)>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한고조 유방의 손자인 유안(劉安, BC179∼BC122)은 회남왕(淮南王)이 되어 선학도(仙學道)를 즐겨하며 장생불로(長生不老)의 술법을 얻으려고 힘썼다. 어느 날 여덟 명의 노인들이 찾아와서 늙는 것을 물리치는 기술을 알려주겠다고 하자, 왕은 노인들도 늙은 몸인데 어떻게 '각로지술(却老之術)'을 가졌는지 알 수 없어 자신을 속이려고 수단을 부리는 것으로 여겨 믿지 않았다. 그러자 노인들은 "우리들의 늙은 모습을 보고 왕께서 싫어하시는 듯 한데 아직은 젊습니다"라고 말한 뒤 모두 어린아이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반로환동을 위해 손쉬운 방법은 명약을 먹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구기자(枸杞子)가 있다. 별명이 각로(却老)이니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아 동안(童顔)이 된다고 한의서에 기재돼 있으며, '구기환동환'이라는 처방도 있다.
중국 서하지방의 여인들은 구기자나무의 열매, 잎, 뿌리, 줄기 등을 자주 먹었는데, 피부가 아름답고 윤택해지며 기미나 여드름 같은 것이 말끔히 없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시황이 서복으로 하여금 동남동녀를 거느리고 동해의 봉래섬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오게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구기자였다는 설도 있다.
음기(陰氣)를 보충하는 보음제(補陰劑)로서 쇠약하고 어지러운 병증을 치료하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추위와 더위를 견디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정력을 강화시키는 효능이 탁월해서 '과일 비아그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구기자는 동양에서만 먹는 것이 아니다. 수년 전 영국의 BBC 보도에 의하면 마돈나, 엘리자베스 헐리, 미샤 바튼 같은 연예계 스타들이 구기자를 즐겨 먹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건강식품 전문점뿐만 아니라 대형 슈퍼마켓에서도 인기상품으로 불티나게 판매된다고 한다. 마돈나를 비롯한 스타들은 나이를 먹지 않는 듯하게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군살이 전혀 없는 날씬한 몸매의 젊음을 유지하는 비법으로 구기자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구기자의 약효는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져 있다. 체지방의 증가를 억제하고 지방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억제했으며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보고됐다. 또한 면역 반응을 증강시키고, 지방간과 간손상을 억제하며, 강력한 항산화 활성으로 성인병과 노화를 억제하며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입증됐다. 구기자에는 영양 성분도 풍부하다. 비타민C가 오렌지보다 훨씬 많고, 암 예방에 뛰어난 베타카로틴도 당근보다 많으며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이고 철분을 비롯한 각종 미네랄이 들어 있다.
반로환동에 구기자보다 더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이 있다. 편안한 마음과 적당한 운동이다. 매일 40분 정도씩 걸으면 되는데 그만한 여가도 없다면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 오르기를 하고, 골프할 때 카트를 타는 대신 걸어 다니면 된다.
조선의 대유학자였던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은 기국정(杞菊亭)을 짓고 구기자차를 즐겨 마셨지만, 젊어서 50리 길을 왕복하며 공부하러 다녔기에 늙어서도 젊은 제자들보다 걸음이 빨랐다고 한다. 건강테크는 명약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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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천 동국대 한의대 교수
입력 : 2010.09.0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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