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 맥문동

하늘의 정기, 땅의 신선,구기자의 효능, 성분과 이용법

산들행 2014. 8. 31. 10:59

하늘이 내려준 보배라고 불리는 구기자. 가지과에 속하는 구기는 가을에 열매가 붉게 익는데, 그 열매를 구기자라고 하며, 강장 해열제로 이용된다. 옛날부터 '하늘의 정기', '땅의 신선', '선인의 지팡이'라 불렸으며, 노화와 노쇠를 막는 효과가 있다하여 '각로(却老)'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구기자를 약용으로 쓴 역사가 매우 깊은데, 일설에 의하면 유사 이전부터 쓰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중국 음식에는 구기자가 들어간 것이 많다. '집을 멀리 떠나면 구기를 먹지 마라. 정력이 강해져 주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라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명대(明代)의 유송석(劉柗石)은 그의 저서 《보수당방(保壽堂方)에서 "어느날, 얼굴이 좀 괴상한 장모(張某)라는 사람이 한 노인게게 구기자 먹는 법을 배워 노인이 시키는 대로 하루도 빼지 않고 계속 먹었다. 그는 백여 살이 넘도록 장수했다. 장씨 노인이 달리기를 하면 마치 새가 날아오르는 것 같고, 백발은 검은 머리로 바뀌었으며, 빠졌던 이가 다시 나고, 규방(閨房)에도 출입햇다."고 밝히고 있다. 구기자가 노화를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항노연수(抗老延壽) 효과가 있음을 적은 것이다. 그만큼 구기자가 간장과 신장에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기는 잎에서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봄에 나오는 잎은 천정초(天精草), 여름에 나오는 꽃은 장생초(長生草), 가을의 열매는 구기자(枸杞子), 그리고 겨울 뿌리는 지골피(地骨皮)라 한다. 잎과 열매, 뿌리껍질 모두 약으로 이용한다. 어린잎은 나물로 무쳐 먹고, 뿌리껍질은 한방에서 소갈증(消渴症)이나 식은땀이 나는 도한증(盜汗症)을 치료하는 데 쓴다. 《본초강목》에서는 "정기를 보하고 페와 신장 기능을 강화하여 시력을 향상시켜 꺼져 가는 등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구기자 잎과 열매에는 각종 아미노산과 비타민, 칼륨, 루틴 등의 성분이 들어있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강화해 주는 성분으로, 혈관 기능을 정상화하여 고혈압이나 저혈압, 동맥경화 등에 효과를 발휘한다. 또 간세포 신생을 촉진하고 지방간을 억제하며, 베타인(betaine)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지질 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폐와 신장 기능을 촉진하고 당뇨에도 좋다.

 

구기자는 차로도 많이 이용하는데, 잎을 넣어 끓인 구기엽차와 열매를 이용한 구기자차가 있다. 구기엽차에 쓸 것은 보통 봄과 여름에 신선한 잎을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이용한다. 향기를 좋게 하기 위해 차를 끓이기 전에 잎을 살짝 볶기도 한다. 열매를 이용할 경우에는 잘 익은 열매를 따서 말린 것을 은근한 불에 올려 붉은색이 우러날 때까지 끓여 꿀을 넣어 마시면 된다. 일반적으로 열매를 끓여 마시는 것이 효능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양기를 보하고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는 구기자술도 빼놓을 수 없다. 구기자 300g에 설탕 적당량과 소주 1.8ℓ를 부어 한두 달 정도 숙성한 것을 매일 한두 잔씩 마시면 강장·장정 효과를 볼수 있다.

 

어제 밤부터 계속 내린 저 눈도 이제는 그치고 초가집에서 듣는 경소리가 맑게 들리지. 아침 일찍 서재에 나와 구기죽 한 그릇 마시니 참으로 좋구나.

 

중국 남송(南宋)의 대시인 육유(陸游)의 시다. 그는 나이가 들자 관직을 내놓고 초가집에 살면서 시를 지으며, 85세까지 장수했는데, 노년에 안질을 앓아 시력이 떨어지자 매일 구기자를 복용했다고 전한다. 식품이 가진 향과 특성을 기본으로 현명한 식생활을 한다면 건강은 물론 장수를 누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식탁위의 보약 건강음식 200가지

- 김정숙 지음

- 펴낸곳 : 도서출판 아카데미북

- 초판 1쇄 발행 2008년 4월 5일

- p 192 ~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