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했다. 그는 그곳에서 유럽 대륙에서는 보지 못한 식물들을 보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옥수수였다. 이후 옥수수는 인류의 새로운 식량자원이 되면서 세계인구를 급속히 늘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거친 토질의 산간 및 내륙에서도 잘 자라 밀이나 쌀이 갖고 있는 생산지의 한계를 보완해주며, 밀, 벼와 함께 세계 3대 식용작물로 자리매김했다. 쓰임새 또한 식량, 사료는 물론, 제약, 제지, 석유 대체연료 등 산업 연료로도 활용될 정도로 인류의 생존과 문명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일찍이 옥수수가 유용하다는 것을 간파했는지 원산지로 알려진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잉카, 마야, 아즈텍인들이 자신들을 옥수수의 후손으로 여겼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오랜 옛날 신은 금으로 인간을 만들었다. 번쩍번쩍 빛나는 것이 보기는 좋았으나, 몸이 무거워 도대체 움직임이 없었다. 실패한 것으로 보고 이번에는 나무로 인간을 만들었다. 날렵하고 일도 잘했으나, 신에게 감사할 줄 몰랐다. 두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급기야는 옥수수 반죽을 빚어 인간을 창조했다. 몸놀림이나 신에 대한 공경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더구나 옥수수는 그 빛깔이 흰색, 노란색, 검은색, 주황색, 보라색 등 다양해 피부색이 다른 여러 종류의 인간을 만들 수 있었으니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한반도에 옥수수가 들어온 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체로 16세기 중국을 통해 전래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중국식의 당서(唐 당나라 당 黍 기장 서), 옥촉서(玉 구슬 옥 蜀 나라이름 촉 黍 기장 서), 옥고량(玉 구슬옥 高 높을 고 粱 기장량 (고량은 수수) 등 참으로 다양하다. 다만 옥수수라고 하기 전에는 '옥촉서'라고 통용되었고 1950년대까지는 관공서 공문에도 그렇게 쓰였다고 한다. 이는 '중국 촉나라 땅에서 나는 옥 같은 수수'라는 뜻으로,《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가 척박한 곳으로 소문난 지역이었음을 상기해보면 그곳에서도 백성의 부족한 식량을 채워주던 보배로운 식물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 하나, 자주 쓰이는 '강냉이'란 명칭은 중국 양자강 이남을 가리키는 강남역에서 왔다고 해서 붙여진 '강남이'가 변한 것이라 한다.
-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 지은이 홍인희
- 발행처 교보문고
- 발행일 2011년 5월 30일 초판 1쇄
- p101 ~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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