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의 대두론에서 이렇게 갈파했다.
콩은 오곡의 하나인데,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곡식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콩의 힘이 가장 크다. 후세 백성들은 잘사는 이는 적고 가난한 자가 많으므로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은 다 귀한 신분의 사람에게 돌아가버리고, 가난한 백성이 얻어먹고 목숨을 잇는 것은 오직 이 콩뿐이었다. 값을 따지면 콩이 쌀 때는 벼와 서로 맞먹는다. 그런데 벼 한 말을 찧으면 네 되의 쌀이 나오니, 이는 한 말 콩으로 네되의 쌀과 바꾸는 셈이다. 벼 여섯 되를 더 얻는 것이니 콩이 훨씬 더 이익이다. 또한 멧돌로 갈아서 두부를 만들면 얼마든지 찌꺼기가 나오는데, 이것을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음직하다. 또 싹을 내서 콩나물로 만들면 몇 갑절이 더해진다. 가난한 자는 콩을 갈고 콩나물을 썰어 합쳐서 죽을 만들어 먹는데 족히 배를 채울 수 있다. 나는 시골에 살면서 이런 일들을 알기 때문에 대강 적어서 백성을 기르고 다스리는 자에게 보이고 깨닫도록 하고자 한다.
"콩의 힘이 가장 크다"고 명쾌하게 진술하였으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 우리문화의 수수께끼 2
- 주강현 지음
- 개정판 8쇄 발행 2010년 5월 7일
- 펴낸곳 한겨레출판(주)
- p205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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