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문화의 족보를 쉽게 풀면 된장은 할아버지, 간장은 아들, 고추장은 손자뻘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젓갈은 작은 할아버지, 청국장은 동생뻘쯤 되지 않을까.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하곤 한다.
애초에 된장이 있었다. 된장 할아버지가 소금물과 만나면서 간장이 탄생하였다. 예전에는 소금물로만 먹던 사람들이 메주를 띄운 소금물이 더욱 좋다는 것을 알았다. 조선 후기에 고추가 들어오자 사정이 조금 복잡해졌다. 사람들은 된장을 담그듯이 고추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메주를 쑬 때, 아랫목에 덤으로 불린 콩을 짚으로 싸두었다가 청국장을 만들어 먹었다. 그래서 청국장은 동생이 될 수 밖에 없다. 젓갈 같은 장은 콩장과 무관하지만 장문화의 원조격이 분명하므로 작은할아버지뻘이다. 이들은 모두 친족관계이며, 간장처럼 된장이 없으면 아애 태어나지도 못했을 부자관계도 성립한다.
족보를 따졌을 때 된장과 간장의 역사는 오래되었고 고추장은 조선 후기에 탄생한 신출내기이다. 하여튼 된장, 간장, 고추장 등으로 우리 장 문화는 명실상부한 삼총사가 완성된 셈이다.
- 우리문화의 수수께끼2
- 지은이 주영하
- 펴낸곳 한겨례출판(주)
- 개정판 8쇄 발행 2010년 5월 7일
- 214 ~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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