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이야기

술 한잔, 정호승, 아름다운 시

산들행 2021. 8. 3. 08:30

술 한잔 /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