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콩

잡식동물의 딜레마, 옥수수

산들행 2009. 10. 22. 11:12

 

잡식동물의 딜레마(Omnovor's Dilemma)

마이클 폴란 지움/조윤정 옮김

- 옥수수는 “인간에게 준 신의 가장 큰 은총”이다.

- 소고기는 옥수수의 단백질이 농축된 것이고, 위스키는 옥수수의 칼로리가 농축된 것이다.

- 사람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의 도구가 되었다.

- 옥수수란 식물이 우리 땅과 몸을 점령해 가는 이야기는 식물세계의 가장 위대한 성공 스토리 가운데 하나이다. 옥수수는 특별한 식물학적 장점 덕분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함께 진화해왔던 토착 인디언과 들소들이 제거되는 동안에도 번영을 누렸다.

- 과거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초원에서 풀을 뜯어 먹는데 보냈던 젖소, 황소들이 이제는 옥수수를 집어 삼키고 있다. 소는 원래 옥수수를 먹지 않는다(한우는 풀이 없으니 볏짚을 먹는 것이다). 자연선택에 의해 원래 풀을 먹게 되어 있던 동물들이 이제 인간에 의해 옥수수를 먹고 살게 되었다. 옥수수는 스테이크가 되는 수송아지의 사료이다. 또 닭과 돼지, 양, 메기 그리고 심지어는 연어의 먹이가 되기도 하다. 연어는 원래 육식어종이지만 양식업자들이 옥수수를 먹도록 유전자를 조작했다. 계란도 옥수수로 만들어진다. 모든 탄산음료와 과일주스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으로 단맛을 내는데, 이런 음료의 주성분은 물을 제외하면 옥수수 감미료이다. 맥주 역시 옥수수에서 정제한 포도당으로 발효시킨 알코올이다. 치킷너깃을 먹으면서 음료수를 마신다면 바로 옥수수에다 옥수수를 먹고 있는 셈이다. 미국인들은 한해에 옥수수 가루 1파운드를 먹는 반면 밀가루를 114파운드를 먹는다. 외견상으로 미국인들은 옥수수보다 밀을 훨씬 많이 먹는다. 그런데 탄소동위원소비로 볼 때 그들은 옥수수에서 유래된 탄소가 더 많이 검출된다. 그 이유는 옥수수에서 유래된 고기를 먹고, 음료수를 마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밀의 종족이 아니라 옥수수 종족이라고 할 수 있고, 그들은 「걸어 다니는 옥수수」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즉 우리의 몸은 먹는 음식과 같다고 하면 우리는 바로 가공된 옥수수다.

- 옥수수의 이삭은 줄기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양분 공급 및 전이에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야생 옥수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옥수수의 조상 테오신테는 옥수수와 상당히 다르다. 옥수수는 포엽을 제거하고, 탈립해야 하며, 일일이 땅에 심어주어야 한다. 따라서 옥수수는 인간을 협력자로 삼아 공진화했다.

-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세계 최초의 F1 식물 품종개발자이다.

- 현대의 옥수수 육성품종은 옥수수의 도시생활이라고 할 만한 환경에 잘 견디고, 밀집된 도시적 스트레스에 굴하지 않고 북적대는 가운데서도 잘 자란다. 인간이 도시에 모여 인구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가듯이 옥수수도 밀집되어 재배되고 그런 환경에 잘 견디도록 품종이 개량되었다.

- F1 잡종옥수수의 발견은 유전적 균일성, 잡종강세 현상, F2씨앗의 가치상실 등의 이유로 생물학적 특허권을 제공하였다. 그래서 농부들은 해마다 새로운 씨앗을 사야 한다. 이 F1 잡종 옥수수는 자본가의 요구에 따라 농업을 재구성했다. 이 테크놀로지의 산물이 등장하면서 옥수수는 산업시대로 뛰어 들었고, 곧 음식사슬 전체를 지탱하게 되었다.

- F1 잡종은 유전적으로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햇빛, 물, 토양양분 같은 귀중한 자원을 동등하게 공유한다. 따라서 개체와 개체간 경쟁적 우위는 없고, 작물에서 진정한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를 실현한 작물이다.

-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농부들은 결국 토지를 저하시키고 생산성이 없는 땅에도 옥수수를 심고 더 많은 질소 비료를 뿌리게 된다. 옥수수는 과잉 생산되고 가격은 떨어지며 농장의 수지는 저하되었다. 즉 옥수수란 역병으로 농부는 가난해지고 토질은 저하되고 물은 오염되며 국가의 재정은 악화되고 있다.

- 규모의 확대하는 함정을 피해야 한다. 대형 파종기, GMO품종, 최신식 농기계는 빛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오래된 트렉터, non-GMO 품종이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 더 적은 옥수수를 생산하지만 더 낮은 비용을 들기 때문에 실상은 더 경제적인 이익인 것이다. 그리고 생산량을 늘리려고 한 농민들은 최신기술을 도입했지만 농산물의 생산량 증가로 이득을 취한 것은 기술을 판 회사들이다.

- 인간의 도움과 협력으로 옥수수는 초원과 동물들을 땅에서 몰아냈고, 옥수수와 콩에 의해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옥수수 농장들은 이제 사람들을 몰아내고 있다. 단일재배를 하면서 한 사람이 경작할 수 있는 땅은 더 넓어졌지만 옥수수 가격은 내려갔고,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농부는 이주했지만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옥수수는 해마다 더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곡물창고만 끝가지 남아 있다.

- 효율을 극대화 시키려는 방법은 단순화이며 농업에선 곧 단일재배를 의미한다. 규모의 경제를 도입하고 농부는 농업경영인이 되었으며 정부의 보조금으로 가격을 유지하였지만, 열심히 일하도록 압박을 받은 농부들은 옥수수 면적을 늘렸다. 단가는 낮아져 싼 옥수수가 유통되고 산업적 먹이사슬이 번영하였다. 그리고 산업적 먹이사슬의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바로 국가와 군산 복합체이다. 그래서 농업은 언제나 정부에 의해 관리된다.

- 카길과 ADM 두 회사는 옥수수가 상품으로 밟아가는 모든 단계를 관리한다. 그들은 농부들에게 살충제와 비료를 제공하고, 곡물창고 대부분을 운영하고 있다. 또 옥수수 수출을 중개하면서 운송을 담당하고 있으며, 건식 및 습식 제분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가축에게 옥수수를 먹이고  그런 식으로 살찌운 가축을 도축하고 있다. 옥수수를 증류하여 에탄올을 만들고, 고과당옥수수 시럽과 여러 다른 성분을 추출하는 일도 한다. 그 외에도 많은 법규를 만드는데도 손을 뻗쳐 미국의 농업정책에 대하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기업들이 값싼 옥수수에 대한 정부 보조금의 진정한 수혜자이다. 농민인 것 같지만 농민이 아니다.

- 곡물가격이 상승되면 농부는 돈을 벌지만 식료품의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는 파산한다. 농부도 소비자이다.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그래서 돈을 벌었지만 지출이 많아져 농부도 파산하는 것이다. 그래서 농업보다 식료품등 산업적인 측면의 이익 때문에 농산물의 가격을 낮추고 풍흉에 관계없이 가격을 유지하는 정책이 개발되었다.

- 화학비료 산업은 전쟁수단을 평화시의 용도로 전환하려는 정부 노력의 산물이다. 폭발물의 주성분이었던 질산암모늄은 전쟁이 끝나자 남아돌게 되었고, 옥수수밭 비료로 전용되었다. 물론 생산성을 증가되었다. 그러나 하천과 바다는 부영양화되고 생태계는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