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으로 곧게 뻗은 21세기의 길을 지나,
조선시대의 작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한 겨울의 늦은 오후,
고적하기 그지없는 조선의 마을은 평화롭다.
마을 뒤편의 열화정에서는 책 읽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고,
마을 중앙에 있는 오랜 가옥에서는 낯선 차림의 이방인에게
대감님의 불같은 호령이 날아올 것만 같다.
강골마을!
그 한 가운데에서 조선의 숨소리를 들었다고 하면 지나친 이야기일까.
강골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이
2010년을 살고 있는 이방인인지,
아니면 그곳에 두발을 디딘 낯선 이가
몇 대를 거슬러 격동의 조선시대로 되돌아간 건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 문화재사랑 Vol 63 2010. 02
- 글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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