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글 들

풍경소리

산들행 2010. 2. 10. 16:39

잿빛으로 곧게 뻗은 21세기의 길을 지나,

 

조선시대의 작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한 겨울의 늦은 오후,

 

고적하기 그지없는 조선의 마을은 평화롭다.

 

마을 뒤편의 열화정에서는 책 읽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고,

 

마을 중앙에 있는 오랜 가옥에서는 낯선 차림의 이방인에게

 

대감님의 불같은 호령이 날아올 것만 같다.

 

강골마을!

 

그 한 가운데에서 조선의 숨소리를 들었다고 하면 지나친 이야기일까.

 

강골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이

 

2010년을 살고 있는 이방인인지,

 

아니면 그곳에 두발을 디딘 낯선 이가

 

몇 대를 거슬러 격동의 조선시대로 되돌아간 건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 문화재사랑 Vol 63 2010. 02

- 글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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