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의 느재마을에는 농바우 끄시기라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남성의 심볼을 닮은 바위를 끌다 힘이 들면 마을 처녀들이 고쟁이를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근처 냇가에 뛰어 들어 '하늘님 물이 귀해 속옷을 못 빨아 입어 시집을 못 갑니다. 올 한 해 비 좀 알맞게 내려주세요'하고 외쳤다. 그러면 아주머니들이 키를 들고 물을 담아 비가 오듯 까부는 시늉을 하였다고 한다.
또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보름날 여인네들이 산에 올라 집단방뇨를 했다. 밝은 달빛에 흐벅진 엉덩이를 노출하고 소변을 보는 것은 비를 내리는 행위와 유사했다. 하늘 신을 성적으로 자극해 비를 뿌려주길 기대했던 것이다.
유감주술의 일종이다. 옛날 궁중에서 상대방을 해롭게 할 목적으로 짚으로 만든 인형에 칼을 꽂거나 화살을 쏘는 행위도 이 범주에 속한다. 유감주술은 농사를 비롯한 생활 전반을 자연에 의지하는 지역이나 문화권에서 성행하던 풍습이다. 유감주술은 자연 앞에 나약한 존재였던 인간들이 시대와 문화권을 뛰어넘어 자연을 향해 간절히 빌었던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의 풍요제 가운데 힘세고 건장한 수총각(首總角)이 알몸으로 쟁기를 끌어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남성(陽)인 수총각이 땅의 신(陰)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알몸이 노출한 것인데, 여성(陰)들은 양에 해당하는 하늘신에게 알몸을 보였다.
- 디트뉴스24(2010년 08월 06일 (금) - <김재영의 성 이야기> 유감주술 속에 나타난 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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