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이나 보리에 싹을 내서 말리면 엿기름이 된다.
엿기름을 한꺼번에 많이 기를 때는 곡식을 담는 포대에 넣으면 기르기 쉽다.
이 때 나중에 싹이 나면 양이 늘어나니 밀이나 보리를 포대의 반 정도만 담는다.
포대에 보리를 담고 하루 두세번 찬물을 흠뻑 준다.
아예 큰 함지박에 찬물을 가득 담고 거기에 잠시 담았다가 꺼내도 좋다.
이렇게 찬물을 주는 건 싹이 나는 데 필요한 물을 주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곡식은 싹이 틀 때 열이 난다.
한꺼번에 많이 기를 때면 그 열이 모여 뜨끈뜨끈해지므로 그 열을 식혀 주지 않으면 떠버릴 수가 있다.
그래서 촉이 트기 시작하면 찬물에 담거나 씻어 주면서 열을 식혀야 한다.
이렇게 며칠 지나 싹이 손가락 한마디쯤(2cm쯤) 자라면 햇빛에 바싹 말린다.
싹과 뿌리에 타닌 성분이 있어 떪은 맛이 난다고 하니
말리면서 싹싹 비벼 떨어버린다.
엿기름은 바싹 말려서 빻아야 단맛이 잘 우러나온다.
한낱까지 바싹 말렸다가 바로 찧어야 잘 빻아진다.
겨울에 얼면서 마르면 더욱 달고 맛있다.
- 자연달력 제철밥상
- 장영란 글/김정현 그림
- 펴낸곳 도서출판 들녁
- 개정판 1쇄 2010년 3월 30일
- p 183~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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