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

막걸리에 대한 명사특강

산들행 2011. 3. 11. 17:37

 

막걸리의 현대화와 글로벌화

- 허시명(술 평론가)

 

술은 탁주, 약주, 소주로 구분할 수 있다. 탁주는 막걸리라고도 부르고, 청주는 약주인데 소곡주, 인삼주, 두견주가 이에 속한다. 소주는 희석식 소주 말고 불소곡주, 계룡백일주, 진도홍주 같은 증류식 소주가 존재한다. 세계적인 강국들은 저마다 자기 술을 가지고 있다. 영국에는 위스키, 독일에는 맥주, 프랑스에는 와인, 러시아에는 보드카, 일본에는 청주, 중국에는 마오타이가 있다.


막걸리 바람은 2008년부터 시작되었다.

그 무렵 엔고로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을 여행하는 것이 경제적이라 많이 찾았는데 한국 특산품으로 김치, 김, 유자 이외에 막걸리에 관심을 보였다. 연이어 언론에서도 막걸리에 주목하게 되고, 품질 향상에 힘입어 막걸리의 인기가 상승하였다. 한국문화의 상징 코드로 막걸리가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은 막걸리가 일본에도 없고 중국에도 없고 오로지 한국에만 있기 때문이었다.


와인은 포도의 술이고 맥주는 보리의 술이고 막걸리는 쌀의 술이다. 막걸리는 유산균 함량이 많다. 요구르트는 기능성 유산균인데 막걸리는 자연 상태의 유산균이다. 요구르트는 100㎖를 마신다면 막걸리는 한 통 900㎖를 마신다. 막걸리를 벌컥벌컥 마시다 보면 장까지 도달하는 유산균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편해지는 것이다. 물론 막걸리 자체가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 소주나 맥주, 청주에 없는 유산균이 있어서 막걸리가 매력적인 것이다. 또한 쌀의 발효과정에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성인들이 반드시 섭취해야 할 8대 아미노산중 7가지나 들어 있다.


막걸리는 알코올 중독자의 최후의 술이라도 한다. 막걸리는 그 자체가 영양가도 있고, 심하게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옛말에 “술은 노인의 젖(우유)이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 술은 바로 막걸리이다. 막걸리는 가볍게 즐길 때면 윗부분의 맑은 술을 마시고, 일을 많이 하고 허기질 때는 지게미까지 마시는데 이렇듯 막걸리 문화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술은 노숙자도 마시고 권력자도 마신다.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음료이기도 하지만 대단히 조직적이고 정치적인 음료이기도 하다. 수평적이기도 하지만 수직적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폭탄주를 만드는 사람이 그 자리의 좌장격이다. 술은 문화인데 문화는 즐기는 자의 것이다.


- 명사특상 모음집(2010년도)

- 충청남도

- p 7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