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이야기

금태섭 지음 "확신의 함정"을 읽고

산들행 2012. 8. 25. 12:11

 

확신의 함정을 읽고

 

지은이 : 금태섭

한겨레출판사

페이지수 : 270

 

저자는 어떤 사안에 대하여 기존의 선입견과 편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 이야기가 갖고 있는 양면성과 딜레마를 여러 가지 방향에서 바라보는 통찰과 논리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누구나 틀릴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확신의 함정이다. 그런데 모든 사안에는 양면성과 딜레마가 있음을 지적한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선입견, 오만 그리고 확인해야 할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 불성실함을 들고 있다.

 

26편의 이야기를 통하여 법률가로서 경험, 영화와 문학작품 속의 이야기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인간, 사회와 국가에서 일어나는 법의 모순들을 설명하고 있다.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하기 위한 통찰과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법률가로서 어떤 사안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풀어가기 위한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악마의 종족은 따로 있는가'라는 편에서는 흉악범, 성범죄, 아동 성 폭행 범, 연쇄 살인범, 가정폭력, 체벌, 폭력이라는 범죄의 분석을 통하여 법 집행에서 나타나는 모순과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딜레마에 빠진 법정'에서는 자백, 살인, 간통, 마약복용, 도박, 성매매라는 주제를 통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확신의 순간에 빠지는 함정'에서는 신분 증명, 음란물, 여성차별, 인간복제, 지구온난화 , 문학작품 등을 법의 잣대로 평가할 때의 오류와 양면성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와 정의라는 알리바이'에서는 홀로코스트의 사례, 냉전시대의 반역죄, 독재의 상흔, 음모론, 군대, 테러범, 이념에 대하여 국가가 저지르는 범죄와 법의 모순을 다루면서 다른 측면에서 고려해 봐야 할 논리와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본 도서는 쉽고 재미있게 읽어진다. 그리고 다양하고 많은 책과 영화에 대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법률가의 고뇌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은 아는 만큼 편견에 빠지기 쉽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각기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국가와 시대에 따라 법의 제정과 집행도 다르다. 이념과 종교에서는 추구하는 내용이 더욱 더 다르다.

 

어떤 사안에 대한 이념, 판단이나 판결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는 진실을 추구하여 그 확신을 의심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이슈에 대하여 최선 또는 최상의 판단이었거나 보편적 타당성을 지닌 듯 보이지만 시대가 변하면 그때의 이념, 판결과 판단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류는 과거 정권에서 일어났던 몇몇 사법적 판단이 번복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다. 법의 미흡함으로 법조문을 수정하거나 법이 새롭게 제정되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마녀 사냥식 여론이 일어나는데, 비슷한 사안인데도 전혀 논쟁이 없거나 다른 주장을 하는 보도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법과 정의는 보편적 가치와 타당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은 더욱 더 그릇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은 사회적 경험과 배움을 통하여 정신적인 성숙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환경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개인간 정신적인 성숙이 같을 수는 없다. 이런 차이가 서로 다름을 낮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편견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선입견과 편견에 따른 확신이 다른 사람, 사회, 국가에 영향을 미칠 때 충돌이 일어나고, 그 영향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확신이 갖는 오류를 수정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독서, 대화 그리고 지식습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확신도 끊임없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사안에 대한 양면성을 깨달고 판단 오류를 수정해야 하는 것이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 억울한 이가 없도록 하라"란 조선시대 범죄수사의 원칙이 지켜지려면 선입견과 편견이 배제되어야 하고, 선입견과 편견은 더 많은 의심과 성찰을 통하여 해결되어야 한다. 이런 의심과 성찰은 법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요구된다.

 

 

 

- 목 차 -

 

머리말 _ 누구나 틀릴 수 있다

 1 악마의 종족은 따로 있는가

  - 흉악범에 대한 사형은 정당한가

  - 거세하면 성범죄가 사라지는가

  - 아동성폭행범의 맨얼굴

  - 연쇄살인범에게도 관용이 필요한가

  - 가끔은 변호사도 침을 뱉고 싶다

  - “다 잘되라고 때리는 거란다

  - 맞으면서 크는 아이

 

 2 딜레마에 빠진 법정

  - 자백, 정말 믿을 수 있을까

  - 혁명은 되고, 살인은 안 되는가

  - 복수는 법의 것?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는가

  - 품 안의 자식과 성인의 기준

  - 성매매 특별법을 위한 변론

 

 3 확신의 순간에 빠지는 함정

  - 나는 나를 증명해야 하는가

  - 음란함을 정하는 기준

  - 신은 왜 여자를 대머리로 만들지 않았나

  - 결함 있는 생명?

  - 과학은 정답일까

  - 전능하신 신의 이름으로

 

 4 국가와 정의라는 알리바이

  -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가

  - 반역자의 아들이 사는 법

  - 유신의 추억

  - 음모론 대 국론통일

  - 모든 전쟁은 범죄다

  - 테러범에겐 법정이 필요 없다?

  -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자들에게

 

 후기

   - 이 책에서 소개한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