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흔적들

알통뮤지션이 쓴 마분봉 산행기

산들행 2013. 2. 27. 14:42

일시 : 2013224일, 맑음

장소 : 괴산군 연풍면 마분봉(정기산행, 시산제)

코스(A코스) : 은티마을 유래비(08 : 50) - 첫 번째 삼거리 왼쪽 마루금 첫 번째 암벽 줄(09 : 40) - 마법의 성(09 : 50) - 삼거리 갈림길(10 : 00) 바위에 몸이 끼는 곳(10 : 30) - 705- UFO 바위(10 : 40) - 마분봉(776m, 10 : 50) - 774- 입석골 사거리(11 : 20) - 입석골 - 은티마을(12 : 10)

거리 : 8.0km

고도 : 523m(805m 282m)

소요시간 : 3시간 20

 

메력있어 우리 산행했어

여가활동 중 티브이 시청보다 더 매력 있어

어쩔 땐 힘들고 어쩔 땐 아찔한 케이투 산행이여

매력 있어 우리 함께했어

 

잔잔잔잔잔소리 옆지기 보다 더 매력 있어

겨울날 늘어진 아침 늦잠보다 매력 있어

산 어떤 면이 도대체 내 몸을 기운나게 하는지

다른 운동 보다 더 매력 있어

 

은티 마을 길, 낙엽 진 들머리

하지만 이게 뭐야 난 이산에 빠져 버렸어

도대체 뭐야 날 이렇게 만든

산 이름이 뭐야 마분봉? 악휘봉?

아님 어디서 수석이라도 모아놓았나

배낭 메고 소나무 숲길 어서 지나

함께 간 휀님만 알 수 있는 암릉길 걷고

마법의 성을 넘어 UFO 바위로 줄줄이

줄을 타고 가파른 암벽 기어 올라

 

다다다단번에 정상에 도착했어 해발 776m

하늘 아래 연이은 산능선들이 눈에 띄었어

여궁혈 은티마을에서 쏟아난 말똥 같은 산이여

송림 사이 암벽 산행묘미

 

매력 있어 산에 갔어

도대체 뭐야 우릴 이렇게 만든

산악회가 뭐야 케이이? 케이투?

! 산이 조아 시산제라도 지내셨나

매력 있어 내가 반하겠어

산악회 중 어떤 산악회보다 더 매력 있어

주막에서 하산주 만땅인 반전의 돼지띠여

재미 있어 우리 반하겠어

 

(SBS K-POP스타 악동뮤지션의 매력있어 란 노래를 패러디 함)

 

 

  은티마을 초입은 소나무가 맞이한다.

  외양에서 풍기는 기풍은 정이품소나무보다 고고하다.  

  음기 쎈 여궁혈에 아들을 소원하여 남근석을 세웠다.

  남근석에 세끼줄을 두르고 치장을 하였지만 남근석은 볼품없다.

  무엇에나 쓸 것 같은 남근석인가?

  아들을 바라는 남근석을 세웠지만 시골엔 애 울음 자체가 끊어졌다.

  아들을 소원하는 남근석이 아니라 처녀총각을 불러들이는 사랑소원이 필요하다.

  

 

 마분봉, 악휘봉으로 가는 길은 들머리 근방에서 갈라진다.

 들머리는 뒷동산처럼 밋밋하지만

 마법의 성 암릉이 시작되면서 마분봉 가는 길은 뜨겁게 달구어진다.

 

 

  마분봉 가는 길은 잘 다듬어 지지 않아 그 아찔함으로 산행의 묘미를 돋보이게 한다.

  말똥바위 능선은 고운 선처럼 부드럽다.

  반대로 백두대간은 하늘로 솟았다.

  멀리 보이는 산은 산이로되 그 숲에 스며든 산객은 외롭지 않다.

 

 

   마법의 성은 가파르다.

  암릉길, 암벽길 그리고 줄타기가 다 갖추어져 있다.

  UFO 바위를 타려면 우주인은 바위가 되어야 알 것이다.

  돌과 돌이 하나 되어 수석이 되고  수석은 소나무와 어우러져 분경이 되었다.

 

 

  탁트인 시야는 조망으로 완성된다.

  산이 산으로 산하를 이루고 백두대간을 보위한다.

  잔설은 지난 겨울이 한 일을 흔적으로 남겨놓았다.

 

 

  마분봉 776m

  정상석은 왜소하지만 그곳을 찾은 산객은  황홀하다.

  마법의 성에서  마분봉 가는 길은 거대한 수석, 아름다운 분경을 모아놓은 듯 하다.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아찔한 암벽 줄타기가 이 산의 묘미이다.

  그 맛은 그 길을 함께하며 수고로이 다녀온 이만 안다.

 

  

 

  하산길은 낙엽밑 얼음길이다.

  하늘 해는 음지와 양지를 나누어 길을 구분지어 놓았다.

  바위 틈 물 흐르는 곳에 고드름이 제법 굵다.

  보았는가?

  계곡만이 보여주는 그 풍경을.......

 

 

  정월이 지나 대보름에 시산제를 지낸다.

  하늘에 계신 천신에게 돼지 머리를 바치옵니다.

  저승에 계신 조상님껜 시루떡을 바치옵니다.

  그리고 이름모를 잡신에게 북어를 바치옵니다.

  케이투 산악회 일년 산행에 무탈을 소원하니 부디 꿈을 이루게 하소서.

 

 

  시산제가 끝나면 서로 축원하며 축제를 연다.

  축제를 통하여 일상에서 일탈하고, 일탈을 통하여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너의 흥과 나의 흥이 함께 은티마을에 울려퍼지니 행사는 성대히 치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