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가 애매한 우동과는 달리 메밀국수는 확실히 한반도에서 일본에 전해진 것이 틀림없다. 메밀은 원래 점성이 없어 면 음식으로는 적당치 않아 중세까지도 그다지 애용되지 않았던 재료였다. 다만 구황작물로서 초여름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식품으로 사용되었던 식물에 불과했었다.
일본의 기록을 보면 '조선의 원진이라는 스님이 천정연간 天正年間(1573 ~ 1591)에 일본에 와서 메밀가루에 밀가루를 조금 넣고 끓이자 우동처럼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로서 일본인들은 면류의 총칭으로 우동이라는 말 대신 소바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여러 종류의 면을 만들어내 즐겨먹고는 있지만, 일본인들처럼 우동, 소바, 라면 등 국제적으로 세계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상품화 시키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문화란 얼마만큼 사회에서 이를 좋아하고 받아들이는가, 그리고 어떻게 세계적으로 개발시켜 가는가에 따라 그 문화의 정도를 평가받는다. 먹는 문화도 자꾸 개발하고, 애호하여 세계화 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 맛의 전쟁사
- 김승일 지음
- 펴낸곳 : 역사공간
- 2007년 1월 30일1판 1쇄
- 145 ~149
- 값 1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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