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읽는 약초 이야기 <구기자>
옛날 노국(魯國)의 높은 관리가 각지의 민정을 두루 살피고 조정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현(膠縣)의 서하(西河) 부근에 이르렀다. 그곳은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청도(靑島)인데, 얼굴이 불그스레하여 15~16세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손에 회초리를 들고 노인을 쫓아다니고 있었다. 노인의 머리카락은 희고, 이는 모두 빠졌고, 수염은 한자나 되어 90살 이상 되어 보였다. 소녀가 노인의 뒤를 쫓아 회초리로 때리려고 하니, 노인은 필사적으로 달아나며 잘못했다고 애걸하였다.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던 관리가 이 광경을 보고 화가 나 말에서 내려 소녀에게 다가갔다.
"너는 이 노인이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때리려 하는가? 삼강오륜(三綱五倫)도 모른단 말이냐!“
주위에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나타난 이 사람이 조정의 높은 관리라는 것을 알고도 소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였다.
"이 녀석은 나의 증손자요. 내가 내 아들의 손자를 때리는데 무슨 잘못이 있소!“
관리는 이 소녀가 자기를 우롱한다고 생각하여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이렇게 늙은 노인을 증손자라니, 네가 지금 날 우롱하는 것이냐!"
관리는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소녀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대꾸했다.
"우리 집에는 좋은 약재가 있는데, 그 약재를 평생 먹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내가 그런 좋은 약을 먹지 않았다면 벌써 행동이 불편하여 백발이 창창하고, 치아도 빠지고, 눈도 멀고, 귀도 먹었을 것이오. 당신들도 내 말을 들으면 나와 같이 늙지 않을 것이오.“
관리는 소녀의 말을 듣고는 태도를 바꾸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15~16세 정도로만 보이는데, 어찌 이 노인의 증조모가 되는가?"
"내 나이 이미 327살이오."
소녀는 크게 웃었다.
"내가 먹는 것은 어떤 영단묘약(靈丹妙藥)도 아니오. 오로지 구기자만 먹을 뿐이오. 구기자를 2백일 동안 계속 먹으면 신체는 반드시 어린 아이와 같이 젊어지고, 걸음걸이도 빨라집니다."
"구기자를 어떻게 먹습니까?"
"1월에 뿌리를 캐어 2월에 달여 먹고, 3월에는 줄기를 잘라 4월에 달여 먹고, 5월에 잎을 따서 6월에 차로 끓여 마시고, 7월에 꽃을 따 건조시켜 8월에 달여 먹으며, 9월에 수확한 과실을 10월에 먹습니다. 이처럼 구기자나무의 꽃, 줄기, 과실, 뿌리가 모두 약재로 쓰이며, 일 년 내내 복용합니다.“
관리는 집으로 돌아간 후에 그 소녀가 말한 대로 구기자를 먹었다.
"과연 그 분 말대로군!"
훗날에 의씨현(椅氏縣)에 사는 한 노인이 이 전설을 듣고서 실천해 보니 백발이 검은 색으로 변하고, 치아도 튼튼해지고, 걸음걸이도 젊은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한다.
- 농협특선 국산약용작물 50선
- 발행인 : 배석태
- 발행처 : 농협약용작물 전국협의회
- 발행일 : 2011년 11월
- 인쇄처 : 과학원예사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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