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37도까지 올라가 폭염주의보가 내리던 날! 안동 하회마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하회마을, 병산서원, 봉정사, 도산서원, 월영교, 학봉종택 등을 둘러보았다. 우선 하회마을이 한눈에 조망되는 부용대를 가장 먼저 찾았다. 부용대 근방에는 화천서원, 옥연정사, 겸암정사 등이 있고, 하회마을과는 섶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화천서원은 정조 10년(1786)에 지방 유림 유운룡, 유원지(유운룡의 손자), 김윤안(유운룡의 제자)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68년에 사당이 철폐되었다가 1996년에 복원하였다. 현재 사람이 살고 있고, 민박집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차와 간단한 먹거리가 있다. 사람이 거주하는 관계로 조금은 어수선하다. 병산서원 앞마당에 상사화가 나름 잘 어울린다.
낙동강이 보이는 화천서원 지산루.
루(樓)는 지면에서 사람키만큼 높이에 마루를 세웠고, 난방이 되지 않아서 춥지 않은 날에만 이용할 수 있다. 루는 크고 넓어서 여럿이 회합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공원, 유원지 등 휴식공간을 새로 조성할때 이러한 루를 많이 만들어 전통가옥을 복원하고 쉼터, 작은 음악회나 전시실로 활용하면 좋겠다.
화천서원에서 부용대까지는 450보 라는 푯말이 있다. 야트막한 산길을 올라야 비로소 부용대에 다다르고, 작은 수고로 하회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숲은 그다지 그저 그렇다.
부용대에서 본 하회마을 전경... 낙동강과 마을이 잘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하회마을과는 섶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부용대에서 겸암정사까지 갔어야 했는데 나는 못갔으니 다들 꼭 겸암정사까지 가보시길 권한다.
낙동강... 유유히 흐르는지 안 흐르는지 모르겠다. 모래사장만 풀밭이다.
부용대에서 하회마을까지 차로 5km,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갈림길에서 병산서원까지는 5km 가야 한다. 병산서원으로 가는 산길은 숲속 비포장이여서 나름 드라이브 하는 운치가 있다. 병산서원은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는 뜨거운 여름에 가야 가장 아름답기에 비포장도로도 마다하지 않았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 선생이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을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원래 서당이므로 사림의 교육기관, 지금으로 보면 지방 사립대학이다. 서애 류성룡이 돌아가신 후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서원으로 개칭하였다. 서원이므로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교육기관이 된 것이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해당되지 않은 서원이었으니 온전히 보존되었다. 병산서원은 배롱나무가 유명한데 가장 오래된 것은 390년 되었고, 최근에 배롱나무를 많이 심어서 더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만대루(晩對樓), 두보의 시 '백제성루(白帝城樓)' 중 ' 푸른 절벽은 저녁 무렵 마주하기 좋으니(翠屛宜晩對 취병의만대)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만대루에 올라 달을 기다리는 동안 낙동강을 보면서 한 시름 놓을 수 있을텐데, 갈 길이 바쁘다고 달을 기다리지도 않고 나왔으니, 시름은 뿜어내는 더운 숨 따라 땀방울로 흘러내렸다.
만대루는 휴식하거나 강학하는 복합공간이다. 그러나 출입금지라서 맘대루 올라가면 안된다.
병산서원 입교당(강당). 입교당 양 옆으로 작은 방이 있다. 그 아래 나무가 있는 마당 옆으로 각각 동재, 서재가 있고, 동재는 상급생, 서재는 하급생이 기거하던 유생 기숙사이다.
전사청(典祀廳)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전사청은 사당에 올릴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다.
뜨거운 여름에 배롱나무가 만개하니 병산서원은 뜨겁게 다녀와야 한다. 땀을 흘릴 수 있는 수고가 있어야 아름다운 병산서원을 만날 수 있다.
병산서원의 마루인 입교당(立敎堂), '가르침을 바로 세웠다'는 뜻이다.
그 옛날 유생들은 입교당 마루에 앉아서 각종 행사, 유림의 회합 및 학문 강론 등을 치뤘다. 우리는 입교당 마루에 앉아 만대루 너머 강과 숲을 보면서 뜨거운 쉼을 쉬고 있다.
오십살 먹은 님이 390살 먹은 배롱나무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신문(神門), 서원의 내삼문이다. 신문을 지나면 존덕사가 있다. 류성룡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고 하나 그 속을 볼 수가 없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만대루, 그리고 그 양 옆으로 동재, 서재이다. 만대루 너머 복례문과 낙동강이 보인다.
마루와 기둥이 서로 힘을 합쳐 지붕을 지탱하니 루(樓)를 이루고 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졌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를 나타낸 연못인데, 작아도 너무 작다. 개구리 정원인가 보다. 아마도 서원 앞에 큰 낙동강이 흐르니 천원지방 연못은 작았으리라.
하회마을까지 선비순례길이 이어져 있고 약 4km를 걸어야 한다. 4km는 십리이고 십리면 충분히 발병날 거리지만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옛 선현들을 본받아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방매점커피... 햇볕이 뜨거우니 쉬었다 가기 보다 에어컨을 틀 수 있는 차로 가기 바쁘다.
병산서원은 임진왜란을 극복한 명재생 서애 류성룡을 모신 사당겸 사립학교이다. 그런데 임진왜란을 대비하지 못하고 나라 망친 넘들은 누구인가? 반정으로 권력잡고 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간신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지금 나라가 위급해지는데도 똥인지 된장인지 아무 말이나 아무대로 씨부렁거리는 토왜같은 이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간신을 척결하고자 하나 간신은 애국인척하여 유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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