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흔적들

각호산 눈꽃산행과 민주지산의 긴긴 산행길

산들행 2009. 1. 18. 15:50

 어느 해인가 4월!

만물이 꽃 핀 봄인데도

꽃샘추위에 특공대 여렷 죽었다는 그 민주지산을 간 적이 있습니다.

 

더듬어 보면......

전날 갑작스레 눈이 와 달리는 차창 풍경은 눈 보숭이 환상이었다.

물한계곡은 심산유곡 이었고, 삼도봉까지는 잘 갔었지요.

그런데 바람이 엄청 불어 삼도봉에서 그냥 회군했습니다.

석기봉이 저기 보이는데..........

무대포정신은 가야하는데..............

특공대의 슬픔과 좌절이 느껴지던 그 민주지산!!!!!!

 

<중략>

 

이번 토산회의 민주지산은 2009년 첫 원거리 산행이었다.

버스 하나 가득 싣고 도착한 도마령(道馬嶺)에서 몸을 풀고

상용정(上龍亭)으로 해서 산으로 산으로 올랐다.

각호산에 다가갈수록 눈꽃이  터널을 이루어 우리를 반겨주었다.

낮은 관목과 좁은 산길에 눈꽃과 하나가 되어

차마 눈꽃 날리새라 눈으로만 감탄하였다.

이 맛이야!!!!

안 간 이들! 이 맛을 알아요?

그리고 겨울산이 주는 아름다움을 본 적이 있나요?

 

각호산에서 민주지산으로 가는 길은 눈길 산길,

겨울나무들이 심산유곡에서 사열하고

산길은 넓지 않아 줄줄이 걸어야 했다.

가파르지도 않은 능선길에 겨울나들이 가듯이.....

누가 눈 내린 이 길을 처음으로 갔을까?

 

민주지산 대피소에서 먹자던 점심은

각호산 가파른 길을 내려오느라 지체한 시간이 길어져

중간에 옹기종기 모여 끼리끼리 오는데로 먹어야 했다.  

떡국을 전복죽이라 우겨도 잼나기만 했던 점심......

이술 저술 권커니 자커니 오간 산객의 우애.......

산행의 맛은 점심의 꿀맛과 정상에 오른 희열의 맛이다!!!!!!!!!

 

갈 길이 멀어 부랴부랴 출발하고 도착한 곳!

민주지산....

1,000m가 넘는 높은 산이었지만 깊은 산속에 삼도를 품고 있었습니다. 

작은 관목이 울창한 미래를 숨기고는 깊은 산에 자리잡아 있었다. 

중간에 내림길로 간 이들과

오로지 민주지산 삼도봉이라며 앞으로만 전진한 이들.....

모두 각기 본 것이 다르지만 다시 만났다.

체력은 산행력!!!!!!!!

 

기이해 올라 서 있는 석기봉에서

도마령 각호산에서 부터 지나 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삼도봉이 보여주는 길을 갸름해 보니

민주지산은 먼먼 산길이었다.

능선 따라 오롯이 길이 이어져 있다.

주름주름 깊은 골짜기는 이 산의 깊은 속내이었다

그리나 시간은 기다리지 않으니 마음도 몸도 급해진다.

어쩌랴!

지친 몸에 힘든 다리이지만 그래도 걸어야지.........

가고 가고 가다 보면 다다른다고.........

 

석기봉과 삼도봉은 지금 이 순간 추억으로 남아 있다. 

민주봉 석기봉에서 본 시원하고 깊은 조망에서

작은 관목에 녹색의 향연이 전개되면 장쾌하리라 상상해 본다.

 

바람이 불지 않았던 민주지산!

우리를 위해서 준비한 날!

물한계곡의 길쭉길쭉한 젓나무 숲길을 지나면서 산행길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7시간 넘게 걸어서.............

 

<꽃 피는 봄날, 시원한 바람 불어 좋은 여름날, 깊어가는 가을날 민주지산 모습은 어떨까요?>

 

* 민주지산의 한자는 岷周之山(산이름 岷, 두루 周, 갈 之,뫼 山)

   민두름산의 한자 표기라는데,

  고로 각호산에서 삼도봉까지 두루두루 밋밋한 산이라는 뜻~~~~~~

  그런데 산으로 산으로 두루두루  둘러싸인 산!!!!!!!!!!!

  

(천안/아산 토요산악회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