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흔적들

콩밭 아낙네의 칠갑산

산들행 2009. 12. 21. 18:59

칠갑산!

충청에서 태어나 충청에서 쭈~욱~ 살았음에도 칠갑산은 처음이다.

콩밭에 목 매인 아낙네의 한이 골골이 서려 있다던 칠갑산!!!


장곡사 가는 길은 학창시절에 걸었던 그 길이었다.

희미한 기억 속에 잠시 추억해 본다.

그 때 남루한 잔디씨 받던 할머니들이 궁금해졌다.

황톳길 구불구불 신작로는 차 달리는 길로 포장되었다.

산골 오지속의 그 마을도 변해 있었다.

장승공원 지나 장곡사에 도달하니 장곡사도 변하긴 마찬가지다.

팔팔하게 노래하며 그 길을 걷었던 동무들은 무얼할까?

그 곳에서 이루었던 그 날 그 추억들을 기억이나 할까?


전날 눈발이 날리고 세찬 바람에 추웠다.

아침에 보니 기대했던 눈은 산에나 있었다.

자! 오른다.  칠갑산!

산길은 둥글둥글.......... 뒷동산길..........

번개산행이라 흩어지지 않고 눈팅하면서 걷는다.

줄줄이 줄 맞추어 걷는 폼이 소풍길이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지만 눈치 보며 흐른다.


정상이다.

591m의 칠갑산!

뜨거운 여름 날 땀 흘렸을 아줌니는 할머니가 되었것만.........

홀어머니 두고 시집간 따내미는 같이 주름져 어느 골에................

콩밭에 가 있는 마음을 잠시 접고 칠갑산을 둘러본다.

 

탁 트인 좌우사방 시원한 눈 맛이 이 산의 산 맛이다.

높진 않지만 멀리 보이는 산!

산 아래 산들이 멀리멀리 지평선을 이룬다.

탁 트인 시야를 달려 온 찬 바람에 가슴도 후련해진다.

차령산맥이 서해안으로 와서 부르르 떨어 방울방울 산들을 떨구었다.

주름진 산들이 눈 아래 꼬무락꼬무락 연이어 있다.

너른 들도 보이고 산들에 첩첩이 제법 모양내 있는 골도 보인다.

그리고 그 골에 마을이 살포시 깃들어 있다.

칠갑산 산마루에 서성이다가 내려오니 칠갑산은 아련해졌다.

 

흰 눈이 펑펑 내린 날! 다시 올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