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글자 모양도 숲처럼 생겨서, 글자만 들여다 보아도 숲 속에 온 것 같다.
숲은 마을의 일부라야 마땅하고, 뒷담 너머가 숲이라야 마땅하다.
아마도 숲이 사람을 새롭게 해 줄 수 있는 까닭은
숲에 가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숲이 숨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숲의 시간은 헐겁고 느슨하다.
숲의 시간은 퇴적의 앙금을 남기지 않는다.
숲의 시간은 흐르고 쌓여서 역사를 이루지 않는다.
숲의 시간은 흘러가고 또 흘러오는 소멸과 신생의 순환으로서 새롭고 싱싱하다.
숲의 시간은 언제나 갓 태어난 풋것의 시간이다.
- 자전거 여행 - 글 김 훈 - 펴낸곳 : 생각의 나무 - 개정판 1쇄 2007년 6월 22일 - p 74 ~ 90(가까운 숲이 신성하다 안면도) - 11,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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