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귀국 비행기 안에서
2010. 10. 12
비오는 늦은 밤에 몸은 비행하여 날아오르고 또 다시 홀로 깨어있다.
어느 순간 작은 창밖으로 별이 보였다.
깊은 산속에서 보았던 그 별보다 영롱할 수 있을까마는
무심결에 바라본 하늘의 별은 자그마한 추억을 되찾아 주었다.
아주 작은 창밖으로 보여지는 별들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별!
별 볼일 있는 밤이다.
창밖을 보곤 마음에 일렁이는 잦은 파동에 또 다시 끄적거린다.
밤하늘이 보여주는 것들에 마음을 더하여 가곡의 선율을 따라 코브라 같은 필체로 휘갈긴다.
머리가 7개인 코브라 나가상을 보더니 종이위에 쏟아져 나오는 마음이 뱀처럼 기어간다.
한참을 그리하였나 보다.
불현듯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인지 지상으로 환하게 밝혀져 있다.
이제 별들은 지상의 불빛으로 그 빛을 잃었다.
고개는 창밖 아래로 한 없이 빨려간다.
모래알 같은 반짝임으로 보석 레이스 같은 문양을 이루어 놓은 저 땅 위를 나는 날고 있었다.
밤을 밝히는 지상의 등불일 것인데 보석같이 수놓아져 있었다.
하늘을 올려 바라본 별들보다 하늘을 내려 바라본 지상의 반짝임이 더 신기했다.
여기저기 기하학적 문양이 제각기로 다양하다.
영롱하달 수밖에....
도시의 불빛이 이루어 놓은 보석들의 반짝임을 홀로 보고 있자니
밤하늘에 유성이 휘~이~익~ 지나감이 느껴진다.
급한 마음에 급하게 소원을 빌어본다.
마음에 간절히 담아둔 소원 하나를................
어두운 산 그림자 사이사이에 도시의 불빛은 밤의 세계를 아래에 보여주고 있었다.
넓은 대지에 퍼져 이루어 놓은 지상의 불빛 문양에 하늘의 별은 빛을 잃어 버린지 오래다.
어둠이 만들어낸 환상적 볼거리에 잠결은 사라지고 홀로 내려쓰기 바쁘다.
아! 나는 잠 못 들어 가곡의 선율에 녹아들면서 꿈꾸듯 보고 있었던 것이다.
저 하늘 멀리 반짝반짝 자그마한 별이 느린 속도로 어디론가 가는 듯하다.
어디로 가는 비행기일까?
번쩍한다.
하늘이 부싯돌 튀기는데 어느 나라일까?
가는 날 가곡으로 아련함과 그리움으로 가슴을 저미더니
오는 날 잠 못 든 비행기에서 또 다시 그 선율에 잠겨 든다.
신영조의 「산울림」이란 노래가 꿈결인 듯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반향한다.
왜 이리 가슴이 뛸까?
가곡은 가곡으로 이어가고 비행기는 정지한 듯 소음만 내고 있다.
창 너머로 보이던 보석레이스 같은 문양은 이제 뒤로 밀렸는지 어두운 대지의 실루엣만 보여주고 있다.
별과 도시의 빛에 미련이 남아 자꾸만 창밖으로 고개질하며
그리운 이를 어둠속에 그려본다.
얼마나 어두운 하늘에서 소리내어 있었을까?
몸은 졸음으로 젖어드는데 머~얼~리서 여명이 밝아온다.
밤하늘을 긴 시간동안 날아왔으니 이제는 새벽이 다가오는 것이다.
희미하고 가는 리본 띠가 하늘 지평선을 가로지르더니 위로 아래로 붉어진다.
검은 구름은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가는 리본은 자꾸만 굵어져 붉게 된다.
운해의 바다는 왜 붉게 물들을까?
밝은 날에 날아올라 어두워질수록 멀어지더니
어둔 날에 날아올라 밝아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
몸은 졸음으로 둔해졌지만 마음은 맑아지고 있다.
운해의 알 수 없는 굴곡처럼 마음은 형용할 수 없는 순간이 뭉게뭉게 피어난다.
나는 그렇게 다시 돌아오는 하늘에서 땅에 있는 이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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