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간절히 어진 인재를 찾는다고 하자,
태산의 노승이 그에게 비단 주머니를 하나 준다.
그 비단주머니 안에는 한 행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허창에 살고 있는 순욱은 재주가 장자방을 능가하네(許昌荀彧 才過子房) "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조인에게 그를 청해 오라고 명했다.
순욱은 조인이 자신을 데리러 온 것을 알고 일부러 문을 열지 않았다.
조인이 돌아가 보고하자,
조조는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동짓달 내린 큰 눈을 무릅쓰고 취규가에 있는 순욱의 저택으로 찾아갔으나,
대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수염이 얼 때까지 기다리다가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다음 날 또 갔으나, 집사가 주인은 허전으로 사냥을 갔다고 했다.
세번째는 순욱이 조상의 묘에서 벌초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예를 갖추어 찾아갔다.
묘지에 도착하자,
스물 몇살 되어 보이는 한 청년이 『손자병법』을 열심히 읽는 모습이 보였다.
조조가 그 옆으로 가서 섰지만.
순욱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갑자기 한 차례 바람이 불더니,
순욱의 손에 있던 책이 바람에 날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조조가 급히 몸을 굽혀 주워 공손하게 바치며 말했다.
"순공, 조조가 문안을 여쭙니다."
순욱이 말했다.
"저는 보통 백성인데, 선생께서 어찌 문안을 여쭙니까?"
조조가 다시 말했다.
"순공은 자방의 재주와 자아의 지모를 갖추고 있으니, 함께 대사를 도모하려고 모시러 왔습니다."
"당신은 제가 당신을 욕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까?"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욕하는데 일리가 있다면 욕할수록 좋지요."
순욱이 사앙햐며 발이 아파서 걸을 수가 없다고 하자,
조조는 곧장 앞으로 가서 순욱을 부축해 말에 오르게 했다.
이때부터 순욱은 조조의 모사가 되어 수많은 책략을 내놓앗다.
- 풀이 받은 상처는 향기가 된다. - 황태영 지움 - 발행처 Human & Books - 1판 1쇄 2009. 7. 1 - p169 ~ 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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