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냑은 프랑스에서 가장 맛없는 포도주가 세계 최고의 명주로 변신한 사례이다. '코냑'이란 이름은 프랑스 남서부 사랑트강 중류에 있는 조그만 농촌마을 '코냑 Conac'에서 만들어진다고 해서 붙여졌다.
사실 12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코냑지방은 가장 맛없는 포도주를 만드는 지역이었다. 포도주는 생산되지만 국내에서는 팔리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 포도주 업체들이 눈을 돌린 곳이 해외시장이었다.
1620년경에 이르러 궁여지책으로 낸 방도가 프랑스에서 가장 싼 포도주를 증류해 운반함으로써 변질도 방지하고 수송비도 줄이는 방법을 창안하였다. 그래서 당시 북유럽 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폴랑드로 상인들이 선택한 것이 코냑지방의 포도주였다. 이들은 코냑 현지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를 오크통에 넣어 이를 소규모 선단에 적재해 끊임없이 스코틀랜드나 북구로 운송하였다. 당시 선박에 의한 해상 운송은 폭풍우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했으며, 해적선의 출몰 등으로 안전한 운항이 보장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수송조건이 뜻밖에 코냑산업에 엄청남 행운을 가져다 주게 되었다. 난파선이나 해적선 오크통에서 방치되어 있던 코냑산 포도주의 증류 원액이 오크통에서 숙성되어 아름다운 색상과 향을 갖게 된 것이다.
코냑사람들은 이것을 놓치지 않았다. 숙성의 원인을 밝혀내고, 토양과 기후, 증류와 숙성방법에 따른 술의 품질변화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특히 코냑산 포도의 원료적 특성과 숙성기간과의 관계를 장기간에 걸쳐 관찰하고 품질을 개량하였다.
이때부터 코냑이라는 이름의 브랜디가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유명 제조 및 유통업체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 정헌배 교수의 술나라 이야기
- 지은이 : 정헌배
- 펴낸곳 : (주)위즈덤 하우스
- 초판 1쇄 발행 2011년 1월 30일
- p 74 ~ 76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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