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

소주의 유래 그리고 이야기

산들행 2011. 6. 1. 19:22

소주는 증류주이다. 증류주의 기원은 아랍 지방의 향수 제조법에서 찾을 수 있다. 몽고군이 아랍지방에서 개발된 증류주를 한반도 곳곳에 전파했다. 500년이 지난 지금 소주는 한국인의 술로 자라 잡았다.

 

소주(燒酎)의 주(酎)는 '세번 고아 내린다'는 뜻이다. 소주는 양조주(釀造酒)를 증류해서 이슬처럼 받은 술이라고 하여 노주(露酒)라 부르기도 하고, 무색투명하다고 하여 백주(白酒)라고도 부른다. 한편 지역에 따라 '아락주', '아라기', '아랭이' 등으로 불리는 것은 증류법이 중동지역으로부터 전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 소주의 어원은 '증류'란 뜻의 아랍어 '아라끄'이기 때문이다.

 

몽고군의 주둔지에는 어김없이 소주 양조장이 생겨났다. 당시 원정군의 본영이었던 황해도 개성을 비롯해 병참기지인 경북 안동과 제주가 전통적인 토속주인 소주로 유명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개성의 아락주, 안동의 안동소주, 진도의 홍주 그리고 제주의 고소리술의 원류가 바로 몽고 소주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소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500년이 넘었고, 이미 우리 생활속에 전통주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상의 제사에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종실록오례의(世宗實錄五禮儀) 에서는 제사에 쓰는 여덞가지 술, 오제삼주(五齊三酒)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모두 탁주와 청주이다. 

오제는 범제(泛뜰 범 ), 예제(단술 예 ), 앙제(앙제), 제제(맑은 술 제 ), 침제(沈잠길 침)로 나뉜다. 범제는 아직 지게미가 떠 있는 덜 익은 상태이며, 예제-앙제-제제로 갈수록 술이 익어가서 침제는 지게미가 다 가라앉은 상태의 술을 가리킨다. 여기서 범제와 예제는 탁한 상태의 술, 탁주이고, 앙제, 제제와 침제는 맑은 술, 청주이다.

 

삼주는 사주(事酒), 석주(昔酒), 청주(淸酒)로 나뉜다. 제삿일에 참여한 이들이 마시는 술이라 하여 사주라 하고, 겨울에 빚어 봄에 익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여 석주라 하고, 겨울에 빚어 여름에 만들어진 최고급 술을 청주라 했다.

 

 

- 정현배 교수의 술나라 이야기

- 지은이 정현배

- 펴낸곳 (주) 위즈덤하우스

- 초판 1쇄 2011년 1월 30일

- p58 ~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