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흔적들

제천 용문폭포 망덕봉 금수산 산행기

산들행 2011. 7. 25. 21:26

 

제천 망덕봉 금수산 산행기


출발일시 : 2011. 7. 24(일, 중복)

산행장소 : 제천 망덕봉, 금수산(천렵산행)

산행코스 : 상천리 주차장 - 보문정사 - 용담폭포 - 전망대 - 망덕봉(926m) - 얼음골재 -  금수산(1,016m) - 갈림길 - 정낭골 - 백운산장(중식 및 천렵) - 상천리 주차장

산행거리 : 용문폭포-(2.8km)-망덕봉-(1.9km)-금수산-(3.5km)-용문폭포


  상천리 주차장에서 마을길로 마실 가듯이 걷는다. 산골마을을 탐방하듯이 걷다보면 어느새 복숭아 과수원을 빙 돌아 걷고 있었다. 망덕봉으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용문폭포가 있었다. 망덕봉까지는 2.8km이므로 십리도 못되는 거리이다. 여기서 폭포가 주는 즐거움에 잠시 머물다가 산으로 들어서는데 아고고 초반부터 급경사에 아주 난코스이다. 덥다는 중복에 하산 후에 먹게 될 음식에 룰루랄라 꿈같은 산행을 기대하였는데 초반부터 아주 혼을 쏙 빼놓는다. 바위길은 미끄러운데 안전줄도 없고, 고개만 아프게 경사는 급하다. 앞을 갸름하랴, 발 디딜 곳을 찾으랴 눈만 바쁘고 팔다리만 고생이다. 여름이라고 땀은 샘물 쏟아나는 듯 하여 땀으로 산을 적셔가며 헐떡거린다. 아고고.... 올려다보니 갈 길은 아직도 급하고.... 미리부터 갈등을 한다. 올라가다가 힘들면 B코스로 타야지! 그렇게 한참을 힘들어하면서 땀을 내며 망덕봉으로 가는 급경사길을 걸었다. 초반부터 아주 죽여주는 금수산이었다.    

  

 

  힘들게 올라서니 꼬리진달래가 누런 얼굴로 맞이하고 있었다. 낮은 관목과 큰 나무가 숨겨 놓은 듯한 산길은 둥근 바위위에 희미한 흙의 흔적만으로 남아 있었다. 급경사를 겨우 지나니 암릉지대인 것이다. 바윗길 사이에 나무들이 있고 바위는 바위로 연이어 있었다. 어느 산이 이랬던가 비슷한 추억을 되찾아본다.

  바윗길을 한참 걷다보니 이제는 흙길이고 나무사이로 산길이 오롯이 나 있다. 갈참나무가 쭉쭉빵빵 하늘로 뻗어 있고, 그 아래로 기다란 나무줄기만이 산안개에 젖어 있다. 뜨거운 태양도 저 나무숲을 뚫고 내리지 못할 것인데도 하늘은 안개로 가려 희미한 산길만 열어 보여주고 있었다. 힘들 때는 전망바위로 이루어진 곳에서 쉬는데 미어캣 같은 바위이며, 멧돼지 닮은 듯한 바위이다. 산안개로 조망이랄 것도 없지만 희미한 실루엣에 산이 주는 즐거움을 쉼 사이에 만끽한다. 펑퍼짐한 망덕봉(926m)은 하늘말나리가 반겨주는 편안한 숲속이었다. 산안개에 신비로운 기운을 스민 숲이 산정에 있었다. 편안함을 주는 망덕봉 숲에서 잠시 휴식하니 산정기가 온 몸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쉼은 다음 갈 길을 재촉한다.  

 

 

  망덕봉에서 금수산까지는 1.9km이다. 능선을 따라 걷는 산길은 지금까지 올라온 길에 견주어 보면 평지나 다름없다. 흙으로 이루어진 능선은 나무를 잘 키워냈다. 이제는 기다란 나무들이 도열한 산 능선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아쉬운 것은 바람이었다. 바람이 없다. 얼음골재로 하산하리라는 다짐은 저절로 흘러내리는 땀으로 초반에 고생한 기억을 지워버렸나 보다. 그냥 전진한다. A코스로 간다. 신선봉에서 금수산으로 오르는 길은 다시 난코스이다. 힘들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길에 되돌아 갈 길이 더 힘드니 그냥 천천히 숨 가쁘게 나무계단으로 오른다. 드디어 금수산!!! 1,016m!!!! 바위로 뽀족이 돋아나 있는 정상은 안전 난간을 설치하여 넓혀 놓았다. 정상석은 왜소하나 홀로 고고하다. 이곳에서 한참을 쉬었다. 지금까지 흘린 땀들을 위로하고 뒤이어 오르는 이들을 맞이하느라 아주 한참을 여유롭게 쉬었다. 함께 한 이들은 서로를 알아가느라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산정으로 흘러간다.  

  

 

  금수산에서 하산길을 3.5km로서 지금까지 올랐던 길보다 더 멀고 더 가파른 듯 하다. 발 조심하느라 조심조심 하다보면 또다시 땀이 흐른다. 다행인 것은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는 것이다. 보랏빛 산수국이 간간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하산길은 길기도 길다. 내려가는 길은 여전히 길다란 나무들이 차지한 숲이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아름드리 소나무가 산길에 비켜 서 있어 경외감을 주었다. 산안개는 여전히 숲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내려갈수록 따라 내려오질 않았다. 상학주차장인가 상천주차장인가 이정표를 갈 가름하면서 걷다보니 계곡에 물이 소리내어 흐르고 이제껏 본 나무들은 뒤로 물러나 지금까지 본 숲과는 다른 숲을 이루고 있었다. 기나긴 하산길은 땀과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 같이 오신 휜님들이 다같이 한자리에 앉아 정성어린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더운 중복날에 힘들게 산행을 마친 이들이 장한 기운을 차리고 계곡물로 더위 씻기 하니 천렵산행의 재미인 것이다. 더운데 힘들게 왜 그랬냐고 하면은 그것이 산을 타는 재미 아니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