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흔적들

보름달 뜨는 칠갑산

산들행 2012. 8. 26. 08:33

     오늘은 8월 3일이다. 음력으로 6월 16일...

     어제 퇴근하면서 휘영청 밝은 달을 본 것이다.

     그래서 보름달이 뜨는 날 칠갑산에 올라보기로 한 결심을 실행에 옮긴다.

    장곡사에서 18:00 출발...

 

 

     아직은 해가 중천이라 숲으로 빛을 내려준다.

     나무는 다 제각기 제 특성으로 길을 내어준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숲길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나무가 허락한 만큼 빛은 길을 비추고 있었다.

 

 

     잠시 쉬는 틈에 하늘도 올려다 본다.

     한 여름의 땀은 쉬는 시간에도 쉬는 법이 없다.

     장곡사에서 정상까지는 약 3.0km.....

 

 

     땀을 엔진 삼아 줄기차게 오르니 드디어 정상이다.

     19 : 00 도착... 1시간 걸렸다.

     정상을 둘러보니 구기자 나무가 세그루....

     내년 식목일 행사는 칠갑산 정상에 구기자 나무 심는 것으로 해야겠다.

 

 

     구름이 저녁노을을 물들여 준다.

     노을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하여 달이 뜨는 날을 택한것이다.

     가을날이면 하늘을 붉들이던 그런 날이 더 넓게 퍼질 것이다.

     가을날 보름달이 뜨는 날에 넓게 퍼지는 노을을 다시 보러 올라와야겠다.

 

 

     물을 마시니 땀으로 흐른다. 그리고 지천을 이룬다.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는 탑에는 까마귀가 무리져 있다 간다.

     칠갑산 561m, 산굽이 굽이가 아름답게 보이는 산이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때 구름은 제 몸을 태운다.

     구름은 햇빛을 다잡지 못하고여 빛을 놓치고 있었다.

     빛은 하늘로 뻣쳐 산굽이를 검은 색으로 채색하고 있었다.

 

 

    굽이져 간 산등성이가 아름답게 보이는 칠갑산.....

    산골짜기 어느 골짜기에 콩밭매는 아낙네가 있을까?

    그 옛날 아낙네는 할머니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칠갑산 콩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손등은 거북손이 되고, 핏줄은 산등성이가 되었을 것이다.

    콩은 왜 칠갑산에 뿌리를 내렸을까?

    그리고 칠갑산에서 울어주던 산새는 까마귀였다.

    나는 까마귀를 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반겨 울어주었다.

    야생화는 여로인가?

 

 

     정상에서 40분을 서성이며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달은 구름속 너머에나 있었다.

    19 : 40 하산을 시작한다.

    보름달이 구름속에 있었지만 산길은 어둡지 않았다.

    드디어 보름달이 뜬 날 저녁노을을 보러 칠갑산에 올라 보기로 한 것을 이루었다.

    이제는 가야산에 올라봐야겠다.

    해가 천수만으로 넘어가는 그 장관을 보고 싶다.

    가을날.... 보름달이 뜨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