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

데워 마시는 술 황주 그리고 소흥주

산들행 2012. 2. 24. 17:02

무송과 관우가 마신 술 황주(黃酒)


  중국에서도 데워서 마시는 술 종류가 하나 있다. 바로 황주(黃酒)이다. 황주 중 가장 유명한 술은 단연 소흥주(紹興酒)다.

  찹쌀을 보리누룩으로 발효시켜 사오싱현 교외에 있는 약간의 미네랄이 포함된 젠후(鑒湖)의 물로 빚는다. 누룩 이외에 신맛이 나는 재료나 감초를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제조 방법은 찹쌀에 누룩과 술, 약을 넣어 발효시키는 복합 발효법이 주로 사용된다. 색깔은 황색 또는 암홍색으로, 오래 숙성하면 향기가 더욱 좋아져 상품가치가 높아진다.

  소흥주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원홍주(元紅酒), 가반주(加飯酒), 선양주(善釀酒), 향설주(香雪酒) 4가지로 나뉜다. 이 중 원홍주와 가반주는 약간 쓴맛이 돌고, 나머지는 단맛이 난다. 원홍주는 소흥주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원홍주라는 이름은 술 가마에 붉은 칠을 해 붙여졌다고도 하고, 첫째로 맛있는 술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반면 가반주는 그 이름 때문에 반주로 마시는 술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다른 소흥주에 비해 찹쌀을 10%가량 더 사용하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향설주는 도수가 20% 정도로 비교적 높으며 그 맛은 달고 향이 진하다. 선양주는 원홍주를 2 ~ 3년 묵혔다가 빚은 것으로, 옛날 어떤 선량한 노파가 신선으로부터 이 술을 얻었다 해서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밖에도 소흥주에는 유명한 화조주(花雕酒)가 있다. 이것은 가반주의 하나인데, 소흥 지방에서 예로부터 딸을 갖게 되면 가반주를 빚어 꽃을 그려 넣은(花雕) 항아리에 담아두었다가 딸의 혼례를 치르는 날 축하주로 내놓는 습속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는 술을 담은 술독에 꽃무늬가 배어나온다는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보통 10년 정도 숙성시켜 만든다. 이런 까닭에 술을 얼마큼 묵혔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화조주도 가반주에 속한다. 이렇게 해서 특히 오래 묵힌 술은 이름 앞에 '천녠(陳年)'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여기서 '천(陳)'은 오래되었음을 뜻하는 말이다.

  소흥주는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는 것이 그 풍미를 감상하는 데 제격인데, 이때 마른 매실을 술에 넣으면 그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신동아|김원곤| 서울대 의대 교수·흉부외과|입력2012.02.24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