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밀, 기타 맥류

로마시대의 밀과 보리는...

산들행 2013. 6. 7. 00:02

로마인들은 보리를 열심히 먹었다. 보리는 건조한 기후와 이탈리아 반도의 척박한 알칼리성 석회질 토양에서 잘 자랐다. 또 어떤 곡식보다도 빨리 익었다. 봄철에는 단지 60 ~ 70일, 겨울철이라도 180일이면 충분히 익는다. 밀은 보리보다 좀 더 까다롭다.  밀은 검고 비옥한 토양을 필요로 하며, 강우량도 수 cm는 더 많아야 한다. 두 곡물 모두 지중해 지역에서 재배가 용이하다.

 

영양적 측면에서는 밀이 보리보다 낫다. 밀의 영양소는 보리보다 중량으로 따져서 10퍼센트, 부피로는 35% 가량 더 많다. 성인 한 사람은 하루 약 450g의 밀로 연명할 수 있는데, 보리를 먹어서 동량의 칼로리를 얻으려면 약 680g이 필요하다. 밀은 운송시에 보리만큼 무겁지 않다. 탈곡작업도 밀이 더 쉽다. 밀은 또한 발효빵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밀은 보리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으며, 교역에서도 선호되는 곡물이었다. 풍요로운 식탁에서 주식으로 먹는 빵은 색이 옅은 밀로 만들었다. 반면, 가난한 가정은 색이 짙은 보리빵과 죽으로 끼니를 이었다. 로마에서 보리는 항상 하층민을 위한 식량이라는 딱지가 붙어 다녔다. 또한 직무유기를 했거나 비겁한 혹은 무능한 병사에게는 밀 대신에 보리를 배식으로 주는 처벌이 내려졌다. 

 

밀로만 이루어진 식사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A, C, D 등이 부족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이 곡물만 섭취한다면 구루병에 걸리기 쉽다. 빵과 보리만 먹는다면 육체가 쇠약해지는데, 생선과 올리브 오일을 먹음으로써 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 로마인은 올리브를 사랑했다. 그리고 샌드위치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생선을 즐겨 넣었다.

 

- 음식의 제국

- 에번 D.G.프레이저, 앤드루 리마스 지음/ 유영훈 옮김

- 펴낸곳 : (주)알에이치코리아(RHK)

- 1판 1쇄 발행 2012년 11월 23일

- p88 ~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