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수수, 기장, 메밀

메밀로 만드는 제주도의 빙떡

산들행 2013. 7. 26. 17:41

빙떡은 제주도 성읍마을의 자랑거리란다. 올레길에 접어들어 마을 앞을 지나는 나그네라면 누구라도 붙잡아 대접해야 한다는 그 풍속이 아름답다. 빙떡은 고운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팬에 기름을 두루고 얇게 부쳐낸 다음 심심하게 간한 무나물을 넣고 돌돌 만다. 메밀 특유의 고소한 맛과 무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지는 제주의 별미이다. 간이 세지 않고 양념도 강하지 않아 부드러운 맛인데, 무더운 여름에 차게 식혀 먹어도 그만이다.

 

거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은 섬사람들의 주된 식량이었다. 메밀은 좋은 혈압강하제이다. 예부터 제주에서는 막 아기를 낳은 산모에게 메밀가루를 생으로 물에 타서 먹였다. 들떠 있는 피를 삭이기 위함이다. 속살을 희게 한다는 얘기도 있어서, 메밀로는 떡을 해 먹고 범벅도 해 먹고 국수도 해 먹고, 메밀요리를 제사상에도 올렸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팬에 부치고 채썰어 데쳐낸 무를 양념해 소를 넣은 후 걸쭉하게 말아서 만드는 제주도의 향토음식이다. 제주도에서는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제주 사람들은 '병구떡', '쟁기떡', '전기떡'이라고도 부른다. 강원도의 메밀전병과 비슷하다.

 

- 방랑식객

-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펴낸곳 : (주)문학동네

- 1판 7쇄/2013년 2월 25일

- p 78 ~ 79

- 값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