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는 메밀에 대한 다양한 속설들이 등장하는데 그중 하나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B.C. 259 ~ 210)와 관련된 것이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진시황제는 만리장성을 쌓을 때 한반도인들을 많이 데려다 썼는데, 노임을 주기 아까워 메밀을 줬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메밀을 먹으면 얼굴이 붓고 힘이 빠지는데, 한반도인들이 이것을 먹으면 감히 중국을 넘볼 힘이 없을 것이라고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막상 한반도인들은 살만 잘 찌고 혈색도 좋아져서 이유를 알아봤더니 메밀을 소화효소가 많은 무와 함께 섭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에 전파되었다고 하는데, 요즘 우리가 일식집에서 먹는 모리소바에도 무를 갈아서 넣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고려시대 몽고인들이 메밀을 전했다는 이야기도 남아있다. 삼별초의 마지막 항전지인 제주도에 메밀 씨앗을 전해준 몽고인들은 내심 소화가 잘 안되는 메밀로 골탕을 먹일 작정이었단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은 현명하게도 메밀과 무를 짝짜꿍시켜 빙떡이란 특별음식을 만들었다, 이것이 나중에 강원도에 전해지면서 총처럼 생겼다고 하여 메밀총떡이라 불리기도 하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메밀전병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 뜻밖의 음식사
- 김경훈 지음
- 펴낸곳 : 오늘의 책
- 초판 1쇄 발행 2006년 05월 08일
- p 129~130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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