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콩

마야문명의 신이 내린 선물 - 옥수수

산들행 2014. 8. 8. 01:01

고대 멕시코인들에게 옥수수는 신이었다. 아스텍족에게 센테오틀(Centeotl)은 나이 든 옥수수가 어머니인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 죽은 다음, 뒤를 이어 태어난 어린 옥수수를 인격화한 것이다.

 

자신의 몸을 인간이 먹도록 내어준 신은 그 대가로 희생을 요구한다. 시페 토텍(Xipe Totec) 즉 '껍질이 벗겨진 우리의 주인' 이라는 형식으로 사람들은 신에게 제물을 바쳤으며, 이 희생된 제물이 흘린 피를 통해 신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힘을 얻어 다시금 인간에게 혜택을 베풀 수 있었다.

 

마야 문명에서 옥수수는 신화적인 사랑의 대상이었다. 사실 옥수수는 그들의 물질적인 토대였으며, 그들은 옥수수 재배를 통해 우주와의 교감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주의 보편적인 질서는 옥수수 농사에 달려 있었으며, 옥수수 농사를 책임지는 것은 인간이었다. 땅을 쉬게 하거나 씨앗을 파종하기에 앞서, 마야인들은 금식을 하고 금욕생활을 했으며, 대지의 신과 비의 신에게 제물을 바쳤다. 또 그들은 파종부터 수확에 이르는 식물 재배의 각 단계마다 장엄한 의식을 거행하였다.

 

옥수수 신은, 옥수수가 성장하면서 여러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듯이 여러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인간에게 매일 매일의 양식을 줄 뿐 아니라 문명 자체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서양의 밀, 동아시아의 쌀처럼 옥수수는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찾아 다녀야 했던 절박함에서 인간을 어느 정도 해방시켜 주었으며, 재배를 통해 풍부한 식량을 확보함으로써 인간은 비로소 여가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부터 문명이 탄생한 것이다.

 

 

결국 멕시코 농부들의 창의성과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이처럼 문명의 거대한 움직임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들의 독창성은 점차로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갔다. 남아메리카에 도입된 멕시코산 옥수수는 거대한 농경문화를 이룩했으니, 이것이 잉카문명이다.

 

 

- 식물의 역사와 신화

- 자크 브로스 지움/양영란 옮김

- 펴낸곳 갈라파고스

- 1판 1쇄 발행 2005년 6월 3일

- p 356 ~ 359

- 값 1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