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콩

식량전쟁이라는 책에서 발취한 콩 이야기

산들행 2014. 8. 11. 08:49

슈퍼마켓 진열대에 내놓은 제품의 4분의 3과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대부분 콩 성분이 들어있다. 수많은 식물성 기름과 마가린의 주요성분이기도 한 콩은 많은 가공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동물 사료로도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콩과 마주치지 않고 하루를 살기란 매우 어렵다.

 

유화제인 레시틴(Lecithin)은 지방과 물을 혼합할 때 쓰는 식품첨가물이다. 밀크초콜릿을 우유처럼 부드럽게 하는데 뿐만 아니라 레시틴이 함유된 초콜릿 현탁액은 대량생산에 매우 적합하다. 레시틴이 최초로 초콜릿 대량생산에 첨가된 것은 1929년이었다. 레시틴은 달걀흰자에서 추출했으나 1920년대 이후로는 콩에서 추출했다.

 

우선 이라는 이름부터 살펴보자. 유럽식 이름 소야(Soya)’는 일본의 쇼유(Shoyu)’에서 파생되었는데, 이는 발효된 콩에서 추출한 짭짤한 소스를 일컬었다. 다시 말해서 콩은 가공된 제품을 가리키는 이름이었다. 식물학자 린네(Linneaus)는 이를 글리신 막스(Glycine max)라고 지었는데, ‘글리신은 달다는 뜻에서 붙였고, ‘막스는 대기 질소를 화합물로 바꿔 토질을 향상시키는 뿌리혹박테리아를 일컬었다. 콩은 매우 강하여 잎의 절반이 떨어진다 해도 생산량에 큰 손실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래도 콩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콩은 심장병과 순환계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능식품이기도 한 콩은 가공·처리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날것으로 먹으면 섭취되는 단백질은 매우 적어진다. 다시 말해서 가공하지 않으면 헛배만 부를 뿐 아무런 효과도 없이 배설될 거란 애기다. 인간의 소화기관이 날콩을 애써 처리할 때 가축들은 제법 소화를 잘 했다. 그래서 사람이 섭취한 콩 대부분은 가축의 몫이 되었고, 전 세계에서 생산된 콩의 80퍼센트는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다.

 

창고에 있는 콩은 처리시설까지 약 1.6킬로미터나 되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건조와 분쇄, 그리고 건조를 반복하며 헥산(Hexane)이라는 용매가 분쇄된 콩을 통과하고 유분을 짜낸 후 정제·표백작업을 거쳐 유해물질과 시큼한 냄새는 제거하고 리신, 레시틴, 식물성기름과 찌꺼기 등을 걸러낸다. 한 번 분쇄한 콩의 5분의 4는 두육(Meal)으로, 나머지 5분의 1은 기름으로 만들어진다. 두육은 대체로 단백질이 풍부하여 동물 사료로 쓰이고, 콩기름은 전 세계 식물성 기름시장에서 약 4분의 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콩은 바로 전쟁의 사생아였다. 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유럽에서 유통되는 식물성 기름의 공급라인이 끊기자 미국은 중국의 동북부인 만주에서 저급 콩 기름 33,600만 파운드를 수입해야 했다. 경제 대공항과 황진 지대 시기를 겪으면서 미국 연방정부는 국고를 열어 재배·가공업자를 지원했다. 미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과 함께 농촌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으며, 트렉터와 농화학산업을 지원했고 또한 콩의 생산성 향상 연구에도 자금을 조달했다. 한편 2차 세계대전은 1차 대전과 사뭇 다른 정치·경제적 양상을 가져왔다, 예컨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는 미국내 핵심 작물의 부족분을 벌충하기 위해 수확량을 늘렸고, 2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는 해외동맹국에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렸다.

 

 

- 식량전쟁  (원저자의 글솜씨가 부족한 듯하고 번역도 좀 이상한 책이네)

- 라즈 파텔 지음 / 유지훈 옮김

- 펴낸곳 : (주) 영림카디널

- 2011년 12월 30일 초판 5쇄 발행

- p236 ~ 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