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일반

식물의 타감작용과 인삼 연작장해

산들행 2014. 8. 14. 07:06

우리끼리만 오순도순 살 테니까 너희들은 가까이 오지 마라, 이렇게 말하면서 강력한 화학물질을 내뿜는 식물들이 있으니 그 예가 '쑥대밭이 되었다'는 말이 그것이다. 왜 쑥대밭이 되었을까.

 

1937년 독일의 식물학자인 몰리슈 박사가 답을 내놓았다. 그것은 '타감작용 물질(Allelopathy)'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물질이 다른 식물을 못 자라게 하는 것인데, 이 물질도 당연히 피톤치드의 범주에 속한다.

 

타감작용 물질, 즉 알레로파시를 알고 나면 농사짖기가 수월해진다. 미국 농부들은 호두나무 근처에 토마토를 심지 않는다. 일본 농부들은 '붉은 소나무 아래에 퇴비를 쌓지 마라. 지렁이 한마리 생기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커피나무 과수원에는 잡초가 별로 자라지 않는다. 잎이나 뿌리가 품고 있던 카페인이 토양속으로 스며들어가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추가 : 토마토의 오이 생장 방해, 들깨의 타감작용, 개망초의 타감작용...... 등)

 

그런데 이 타감작용물질은 남을 못살게 굴다가 스스로 피해를 입는 자승자박하는 꼴을 당하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삼밭의 연작장해이다. 특히 6년근 인삼을 수확한 그 밭은 최소한 6년을 놀려야 한다지 않는가. 인삼은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화학물질을 계속 내놓는 과정에서 스스로 중독되어 버리는, 자기중독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인삼을 뽑아낸 밭에는 더덕이나 도라지, 무 같은 뿌리식물을 심어도 시들시들 제대로 못산다.

 

과수원의 나무를 새로 심을 때, 이전 나무의 뿌리가 땅속에 남아 있으면 연작장해현상을 그대로 나타난다고 한다. 사우나에 가서 히노키(편백나무) 탕에 들어갔을 때 비록 나무는 더 이상 생명활동을 하지 않아도 그 향을 계속 풍기는 것처럼, 죽은 나무의 뿌리도 타감작용물질의 분비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 윤동혁 지음

- 펴낸곳 기획출판 거름

- 1판 1쇄 펴낸날 2006년 8월 10일

- P197 ~ 199

- 값14,500원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