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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와 연리지, 비목어인 광어와 도다리

산들행 2014. 10. 6. 13:44

천하절색 양귀비는 천하의 주인과 로맨스로 온갖 호사를 누리면서도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으니 '과연 지금의 영화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었다. 이러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전설에 의지하게 된다. 연리지와 비목어가 그것이었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엉켜 결국 한 몸이 되는 기이한 경우를 말하고, 비목어란 외눈박이에 몸뚱이도 반쪽 뿐 이여서 다른 짝을 만나야만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광어(좌접어)"를 말하는 것인데 이 때 그 상대가 되는 것이 '도다리(우접어)다. 이들은 서로 달라붙어야 할 운명이라고 여겨져 영원한 사랑의 징표가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양귀비는 연리지로 만든 침상에서 자고 비목어를 먹으면 현종과의 사랑이 불멸하리라 믿었다. 그런데 그녀가 있던 서안지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연리지와 달리, 비목어는 중국에서 잡히지 않아 이를 구하기 위해 머나먼 한반도의 동해안에까지 사람을 보내곤 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 옛날 백제와 고구려를 치기 위해 결성되었던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군사들이 귀국 길에 이 비목어를 연인을 위한 선물로 챙겨갔다는 것이다.


-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 지은이 홍인희

- 발행처 교보문고

- 2011년 5월 30일 초판 1쇄 발행

- p80 ~81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