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밀, 기타 맥류

whole grain 귀리와 베타 글루칸의 기능

산들행 2014. 10. 31. 13:10

효과 있는 식단의 핵심은 전곡(全穀, whole grain)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의학적 연구를 통해, 식단에 전곡 음식을 포함시킨 사람들은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게 낮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전곡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에 좋은 결과를 낳는다. 와일드 라이스(긴쌀, 고미), 튀긴 옥수수, 귀리, 현미, 보리 그리고 전곡 식빵 등이다.

 

1755년에 출판된 최초의 영어사전에 귀리를 "잉글랜드에서는 주로 말의 먹이로 쓰이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람들의 식량이 되는 곡식"으로 정의했다. 실제로 아베나 사티바(Avena sativa)라는 학명을 가진 귀리는 유럽 북서부의 습기 찬 기후에 잘 자라는 식물이며, 그 씨앗에는 영양이 매우 많아서 단백질이 약 15퍼센트, 지방이 8퍼센트 정도나 된다. 귀리가루로 만든 포리지(Porridge : 귀리에 우유나 물을 부어 걸쭉하게 죽처럼 끓인 음식)는 "스코틀랜드인에게 가장 중요한 음식"이다. 과거의 스코틀랜드 고지대 농촌 주민들은 극심한 빈궁 속에서 물기 많은 포리지로라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데 감사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빈궁이나 편견과는 상관없이 귀리가 요리재료나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귀리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관상동맥 심장질환과 성인형 당뇨병(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등 우리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귀리 포리지를 부드럽고 끈끈하게 만들어 미식가들의 입을 즐겁게 한다. 식이섬유는 또한 빵을 구울 때 부드럽고 촉촉하게 해주며, 수프나 스튜를 끈끈하게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귀리의 이와같은 특성들은 소화가 잘 되고 물을 흡수하는 '베타-글루칸'이라는 탄수화물의 효과인데, 이것은 귀리 씨앗을 둘러싼 표면 바로 아래층(호분이라 부르는 부위)에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다. 베타-글루칸의 자연적 기능은 씨앗이 싹을 틔울 때 수분을 끌어당겨 저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귀리 속의 베타-글루칸이 수분을 흡수하는 특성이 우리의 음식과 요리에 이용된다.

 

포리지를 잘 만드는 데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 다만 귀리가루와 물을 벽난로에 올려놓거나 전자레인지에 넣어두면 된다. 물론 크림 포리지를 만들 때는 우유도 필요하다. 진짜 어려운 과정은 순수 귀리 포리지로 다른 것을 만들 때다.

 

- 씨앗의 자연사

- 지은이 조나단 실버타운/옮긴이 진선미

- 펴낸곳 (주)양문

- 초판 2010년12월 20일

- P206 ~ 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