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빵의 역사는 100년에 이른다. 구한말에 도입된 이래 빵은 간식을 넘어 이제 주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대한제과협회에서 만든 <한국 빵 과자 문화사>에 따르면 1885년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입국해 빵을 구웠는데 이를 한국 최초의 빵으로 본다. 그 후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양과자점이 국내에 들어오면서부터다. 당시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빵집에 기술을 전수받은 한국인들이 해방 이후 제과제빵업계의 토대를 다졌다.
빵의 우리말 어원도 포르투칼어 '팡(Pao)'이 일본을 거쳐 국내에 들어와 정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최초의 빵집은 전북 군산의 '이성당'이다. 1945년 창업했으니 올해로 69년을 맞았다. 이성당의 뿌리는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자점 '이즈모야'다.
하지만 빵은 부유한 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 간식이었다. 1960년대를 전후해 미국의 밀가루 원조량이 늘어나자 정부는 '밥 대신 빵과 라면 등을 먹자'는 의미의 '혼분식 장려운동'을 펼쳤다.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옥수수빵과 가루우유를 무료로 나눠 줬는데, 이때부터 빵이 일반 대중의 머리속에도 각인되기 시작했다.
오래된 빵집은 그 이름만으로도 추억이 된다. 지역의 유명 빵집은 약속장소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빵이 간식을 넘어 주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작은 동네 빵집이 지역 명소가 되기 시작했다.
- 글 임초이
- KTX magazine 2014. 12 p130 (미식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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