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일반

녹색혁명과 화학비료

산들행 2015. 4. 5. 21:20

예를 들어 새로운 앉은뱅이 밀 품종은 키가 작아서 잡초와 햇빛을 두고 경쟁하기 힘드므로, 추가로 제초제를 뿌려 주지 않는 한 속수무책이었다. 물론 다수확 작물을 기르려면 다량의 질소와 다른 화학비료도 필요했다. 따라서 원조 정책은 개발도상국 농부들이 투입제, 그중에서도 화학비료를 쓰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주안을 두었다.

 

그러나 녹색혁명의 아킬레스건은 과거나 현재나 화학비료 문제였다. 줄잡아서 녹색혁명이 일군 수확량 증대에서 3분의 1이상은 화학비료 사용을 높인 덕분이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의 농부들도 알고 있듯이 화학비료가 현대식 다수확 농업에 필요조건이긴 해도,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였다. 아프리카 농부들이 신기술을 받아들인 처음 몇해동안 상당한 산출량 증가가 생긴 반면, 비교적 삽시간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농부들이 점차 질소와 여타 화학비료 사용을 상당량 늘리지 않을 경우 산출량이 계속 떨어졌다. 이런 상황은 매우 뚜렸해서 20년 동안 농부들은 단지 수확량을 원래 수준대로 유지하기 위해 질소 사용을 두배로 늘려야 했다.

 

녹색혁명 비판자들은 녹색혁명 기저에 있는 패러다임에 주목했다. 즉 값비싼 투입재에 과도하게 의존한 것이 아프리카 농업의 사회 및 자연적인 현실에 부적합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서양의 투입물 회사(화학비료, 살충제, 석유회사들로 이중에는 듀폰, 다우, 바스코, 엑슨이 있다. 이들 모두 신기술 보급에 힘썼다.)들이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떠올려 볼때, 녹색혁명의 모든 목표는 식량안정이 아니라 미국농자재 투입물을 위한 신규 시장 개척은 아니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 식량의 종말

- 폴 로버츠 지음/김선영 옮김

- 펴낸곳 (주)민음사

- 1판 4쇄 펴냄 2001년 7월 27일

- p2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