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쌀

<대장금>과 한식, <식객>과 올개쌀, 맛은 정성이다.

산들행 2016. 5. 22. 17:00

<대장금>과 한식, 맛은 정성이다.

 

<대장금>(MBC, 2003~2004)은 <대장금>은 세계인들에게 한식 열풍을 일으켰을 뿐 만 아니라 한국인들 사이에서 궁중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킨 드라마다.

 

<대장금> 17회에는 수라간 최고상궁 자리를 놓고 한 상궁과 최 상궁이 경합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한 상궁이 최고상궁에 임명되자 근본이 천한 것을 이유로 들어 수라간 나인들이 반발하면서 재경합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 나온 과제가 가장 평범하고도 중요한 음식, 즉 '밥'짓기다. 대비가 밥 짓기를 과제로 정한 이유는 "밥은 조선음식의 기본으로, 같은 밥이라도 짓기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 상궁은 가마솥 밥을 짓는다. 그러나 밥을 시식한 궁중 나인들과 상궁들은 한 상궁이 놋그릇에 담아낸 밥이 더 맛있다는 데 한 표씩을 던진다.

 

"밥을 할 때 솥의 한쪽에 그릇을 놓게 되면 그릇을 놓은 쪽은 쌀이 물 위로 올라와 된밥이 되옵고, 가운데는 보통의 밥, 다른 한쪽은 진밥이 됩니다. 전하는 약간 된밥을 좋아하시고 중전은 진밥을 좋아하시기에........."

 

한 상궁은 각 처소의 상궁들이 진밥을 좋아하는지 된밥을 좋아하는지 그 취향까지 알고 모두를 위한 밥을 지었다. 이에 중전은 사람의 기호를 파악하고 있다가 음식을 줄 때 고려하는 것을 보아 수라간의 최고상궁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정을 내린다. 한 상궁은 좋은 밥맛의 비결을 장금에게 말하면서 중요한 것은 정성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늘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얼마 되지 않는 먹을거리를 좋은 볕에 말리고 거두고 말리고 거두고 하는 사람들의 그 정성과 마음을 봐야 한다고 가르친다. "어차피 음식으로 배부르게는 못 먹으니까 정성이라도 많이 먹어야 배가 부르다"라는 표현 역시 음식의 핵심은 정성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p209~212)

 

맛의 협객 <식객>


만화 <식객>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동아일보>의 지면과 인터넷판에 연재된 허영만 화백의 작품이다. 우리의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단순한 소개에 머물지 않고 음식에 얽혀있는 일화와 기원뿐 아니라 영양학적 가치까지 찾아내며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한국인의 삶까지 생생하게 전달해 줌으로써 우리 음식에 대해 대오각성하게 해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식객>의 제1화는 '쌀'로 시작한다. 여러모로 기나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제1화 '어머니의 쌀'은 입양아 제임스가 18년만에 돌아와 올개쌀의 고소하고 쫀득한 맛을 찾는 내용이다. 쌀로부터 시작된 한식 순례는 우리 땅에 내려진 대자연의 선물인 모든 생산물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그 생산물에 깃들인 인간의 노력을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은, 하찮은 푸성귀 하나도 다 소중한 것임을 일깨운다.  "쌀과 어머니는 닮아있다. 그것은 생명의 근원이고 영원한 그리움이다.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그렇다"라는 저자의 단정적인 표현은 한국인에게 있어서 쌀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드러낸다. <식객>에서 올개쌀은 쌀이 그저 추상적인 개념이나 보편적인 식재료가 아니며, 각각의 밥에는 어머니의 맛이 담겨 있다는 구체화된 모성애의 상징으로 드러난다. 저자는 이야기의 끝까지 "최고의 맛의 비법은 혀끝이 아니라 가슴이다"라고 강조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의 최고봉은 당연히 자식을 위해 상을 차리는 어미니의 사랑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표현처럼 "이 땅의 최고의 맛은 이 땅의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한 것"이다. (p212~217)

 

- 밥의 인문학

- 지은이 정혜경

- 펴낸곳 도서출판 따비

- 초판 1쇄 2015년 5월 10일

- 값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