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열매, 구기자 이야기
기고문을 쓴 사람 주정일
구기자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명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먼 옛날, 불로초를 찾는 무리들을 한반도까지 보냈던 진시황제가 찾던 약초가 구기자라고 전해지기도 하며 마돈나 등 서양의 유명 연예인들이 건강을 위하여 구기자를 즐겨 먹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구기자의 인기는 오래된 나무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구기자나무 중에서 100년 넘는 노거수가 남아있는 곳이 몇 곳이 있는데, 장수하는 마을에 구기정이라는 우물이 있고 그 우물가에는 구기자나무가 자라고 있었으며 이우물물을 마시고 무병장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설화와 관련이 깊다. 100년 의 세월을 넘긴 구기자 나무는 충남 청양뿐 아니라 경주 교동의 최부자 집과 경남 고성에도 남아있다.
100년 넘은 노거수가 아니더라도 충남 청양은 구기자와의 인연이 더욱 특별하다. 구기자하면 충남 청양이 떠오를 만큼 청양군 일원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로 ‘청양구기자’가 등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이드신 분들에게 인기있는 칠갑산이란 노래 덕분에 청양에는콩밭 매는 아낙네가 많을 것 같지만 사실은 구기자를 따는 아낙네가 더 많다. 청양군에서 예산군으로 가는 국도변에 있는 비닐하우스는 대부분 구기자를 재배하는 하우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청양군에서 구기자가 재배 된 것은 1923년 부터였다. 청양군 운곡면에 가면 ‘구기설’이라는 작은 기념비가 있는데, 구기자를 처음 재배한 박관용씨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그 비석에는 청양군에 구기자를 전파하여 농가소득에 큰 도움이 되었기에 마을 어르신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박관용 할아버지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이 적혀있다. 1908년에 청양에서 태어나신 박관용 할아버지가 15세 되던 해(1923년)에 구기자에 관심을 가지고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니 구기자 재배 역사는 약 100년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기자를 이용한 기록은 더욱 다양하다. 조선시대의 <동춘당일기> <고사십이집> 등 다양한 자료에 구기자를 이용한 기록이 있고, 왕에게 진상되기도했다. 물론, 이들 기록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구기자를 재배한 것이 아니라 집 주위에 자연적으로 자라는 것을 채취하여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농업적으로 재배된 기록으로만 보면 충남 청양군이 구기자의 시배지로 볼 수 있다. 지금도 청양은 가장 많은 구기자를 생산하고 있고, 다양한구기자 가공제품을 가공하여 매출을 올리는 지역 연고산업이 활성화 되어있다.
구기자는 몸에 좋은 기록도 많다. <규합총서>에 구기주를 마시면 회춘한다고 적고 있어 구기자를 ‘과일 비아그라’, ‘천연 간 영양제’, ‘먹으면늙지 않는 열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건강 기능성이 좋은 구기자는 청양에서 많이 재배되는 지역특화작목이다. 구기자는 청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브랜드이면서 지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므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복합 산업 육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금강일보(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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