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녹두, 동부, 강낭콩등

유한양행 유일한과 숙주나물 그리고 독도 광고

산들행 2016. 12. 21. 19:48

 원문출처 : [조선데스크] '독도' 대신 '동해'를 써넣자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씨는 1920년대 미국에서 숙주나물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유씨는 값싸고 영양가도 높은 숙주나물 사업에 기대를 걸었지만, 미국인들에겐 너무나 생소한 음식재료였다. 사업 포기의 순간에 그를 구해준 것은 뉴욕 한복판의 교통사고였다.

아침 출근길 숙주나물을 싣고 가던 그의 배달트럭이 상가 건물을 들이받아 뒤집혔고, 숙주나물은 거리 이곳저곳에 나뒹굴었다. 숙주나물 때문에 뉴욕 교통은 마비됐고, 라디오와 신문은 속보를 내보낼 정도였다. 유일한은 "이제 망했다"고 망연자실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미국 언론들은 연일 숙주나물에 관심을 보였고, "고기를 많이 먹는 미국인들은 숙주나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 영양도 풍부하다"는 채소 전문가의 분석까지 실었다. 유씨의 회사에는 이후 "숙주나물을 먹고 싶다"는 주문 전화가 쇄도했고, 숙주나물 사업은 성공했다. 이후 일부에선 "숙주나물에 대한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사고를 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를 마케팅 용어로는, 소란을 일으켜 관심을 끄는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고 한다.


유일한 회장이 숙주나물 교통사고를 냈던 바로 그 뉴욕의 한복판 타임스스퀘어에 '독도는 한국 '이란 광고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수 김장훈씨가 사비(私費)로 낸 광고다. 또 미국 LA에서 찜질방을 운영하는 교민은 최근 60번 고속도로변에 '독도는 한국 땅'이란 입간판을 세웠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독도에 아무 관심도 없는 미국 사람들에게 "독도를 가지고 한국과 일본이 싸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법률적으로 한국 땅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 영토라는 것이다. 일본이 초등학교 교과서 5종 전부에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표기토록 하고, 외교청서(外交靑書)를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우겨봤자, '독도는 한국 땅'이란 사실에 변화는 없다. 앞으로 100, 1000년 뒤에도 변화는 없다. 결국 지금 일본은 독도를 놓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언젠가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이 문제를 가져가려는 속셈이다. 

 

분쟁이 생기면 기득권을 가진 쪽이 불편해진다. 기득권이란 측면에서 보면 독도는 한국이, 동해(일본명 일본해) 표기는 일본이 갖고 있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에 일본은 국력을 바탕으로 '일본해'를 일반화시켰다. 일본은 1992년부터 한국이 "일본해를 동해로 바꾸거나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倂記)해야 한다", 동해 이름 찾기에 나서자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직 미약한 수준이지만 일부 국가와 언론, 교과서 등이 일본해를 동해로 바꾸거나 병기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일본은 독도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즐기지만, 동해 표기 문제만 나오면 신경질을 낸다"고 말했다. 일본의 독도 전략을, 우리는 동해 전략에 적용해야 한다. 타임스스퀘어와 LA 고속도로 입간판의 광고는 그대로 두면서도, 그 내용을 독도가 아닌 '일본해는 동해다'로 바꿔야 정말 일본 속이 쓰리다.

 

조선일보

입력 : 2010.04.14 23:30 | 수정 : 2010.04.15 02:45

정우상 정치부 외교팀장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14/201004140220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