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이야기

당진 아미미술관과 아름다운 사진

산들행 2017. 5. 6. 00:30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난 작업을 통해 주변에 버려지고 사소하게 느껴지는 것들을 바라보고 대화하고 수집하면서, 사물을 의인화하는 즐거움과 내 처지가 그들보다 낫다는 우월감에서 오는 인간적인 연민을 경험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날 여러가지로 너무나 지친 내가 가장 큰 위안을 받은 건 욕실에 걸려있던


"감사합니다"


라는 수건 글씨였다.


언제부터인가 오히려 사물이 나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 것이다. 이런 소통의 작은 감동이 우리에게 늘 반복되는 삶에 대해 어떤 변화를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아미미술관에 걸려있는 글 -




당진 아미미술관의 아미(ammi)는 프랑스어로 친구란 뜻이다. 아미 미술관은 프랑스에 살며 부부의 연을 맺은 서양화가 박기호와 설치미술가 구현숙 부부가 폐교가 된 당진의 유동초등학교를 10여년에 걸쳐 개조하고 가꿔 미술관으로 운영 중인 곳이다. 외벽은 온통 담쟁이로 덮혀서 폐교 분위기를 전원적인 미술관 분위기로 바꾸어 놓았다. 아마 관사였을 오래된 가옥도 빈티지의 옛스러움을 주었다. 짧지만 편안한 위안을 주는 장독대 사잇길과 숲길을 걷기도 했다. 교실에 전시된 그림, 모빌, 설치 예술 뿐만 아니라 미술관 둘레도 유유자적 돌아보고,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한참을 머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미술관 인근에 아미산이 있다. 아미산[娥예쁠아 眉눈썹미 山)은 미인의 눈썹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산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이 아미는 저 아미와 다른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