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고 있다.
그림은 말하는 음악이요.음악은 말하는 그림이다.
손철수 미술평론가
맛깔스럽고 유머스러운 말 솜씨로 옛그림을 설명하였다.
옛그림인 <황묘농접>, <연소답청>, <월하정인>을
우리 음악으로 해석한 연주를 국악 실내악 여민이 연주하였다.
청아하고 울림이 있는 향비파로 '풍류'를 한수진님이 연주하였다.
'사랑가'를 소리꾼 이신애가 노래하고 김성수가 팝핀으로 국악을 승화시켰다.
전통가곡, 시조, 시창을 여류가객 김숙현이 노래하였다.
이소영과 최지환 무용가가 <봉접귀비>의 그림을 국악연주에 맞추어 현대무용으로 해석하였다.
심사정의 <봉접귀비 蜂蝶貴妃>
바탕이 어여쁘니
비록 사랑할 만하지만
저 붉은 색의 깊이를...
어찌 알겠느냐
가지 가득 벌 나비
날아들었지만
꽃의 마음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어라
그림속의 꽃은 양귀비이다.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
<월하정인>
신윤복의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그림이다.
월하정인 그림속 달은 볼록한 면이 위로 향하니 일상적인 달의 모습이 아니다.
왜 저런 모양일까?
보통 초생달은 초저녁 전에 뜨는데
그림 속에 쓰인 글은 야삼경 즉 밤 11시 ~ 1시경이라는 시가 쓰여 있다.
초생달은 ㄱ자이고, 그믐달은 ㄴ자이니, 낫놓고 초생달도 모른다는 속담이 생겼단다.
그래서 일부는 초생달 그림이 윗면으로 볼록하여
여름철에 일어나는 부분월식의 그림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술평론가 손철수는 이 그림을 해석하여
야밤을 함께 보낸 남자가 정실부인이 있는 집으로 갈 길을 재촉하고
애인은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표현한 그림이란다.
월하침야침경 양인삼사양인지
(月下沈 夜三更 兩人心事 兩人知 )
달은 기울어 삼경인데, 두 사람의 마음은 두사람만 알겠지
<사시장춘,四時長春>
사시장춘은 그림의 기둥(주련)에 붙어 있는 한자로서 일년 내내 봄빛 같다는 말이다.
신윤복이 그린 춘화첩의 첫 장을 장식하는 그림이다.
여인 신발은 가지런하고 남자는 무엇이 급했는지 흐트러져 있다.
술 쟁반을 가지고 온 여종은 엉거주춤 어찌할 줄 모른다.
그래서 방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그래서 춘화이다.
신윤복의 연소답청(年少踏靑)
진달래 피는 계절에 여기 사랑에 흠뻑 빠진 양반들이 있다. 그들은 여자들을 말에 태우고 스스로 사랑의 노예가 되었다. 두 손으로 얌전히 기생에게 담배를 대령하는 양반, 말구종의 벙거지를 쓴 양반, 그 모습에 기가 차서 양반의 갓을 들고 터벅터벅 따라오는 말구종....
점잖은 척 위선을 떠는 양반들에게 한방을 날리는 화가의 그림이다. 섬세하고 세련된 붓놀림과 색채로 특히 도성 양반들의 퇴폐적인 놀이문화와 당시 신흥계층으로 부상한 기생들의 일상을 그렸다.
EBS <지식채널 e>
옛그림, 참 이상도 하여라
김홍도의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
한가한 선비가 편안히 앉아서 당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서책상자, 두루마리로 말린 서화권, 금이 간 연푸른빛의 쌍이병(雙耳甁), 호리병, 생황 등등이 보인다. 모두 선비가 수집한 골동품이다. 또한 파초잎과 붓이 하나 그려져 있는데 이는 넓은 파초잎에 글씨 연습, 즉 가난한 선비의 독학을 의미한다. 예의 없이 양말을 싣지 않은 것은 자유로운 은퇴생활를 의미한다. 그림에 시가 적혀있다.
“종이로 만든 창과 흙벽으로 된 집에 살지만 평생토록 벼슬하지 않고 그 속에서 시가나 읊조리며 살고자 한다(綺窓土壁終身布衣嘯詠其中)”.
비파는 목이 곧은 향비파와 목이 뒤로 젖혀진 당비파 두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의 비파 연주법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실종되었고, 최근 젊은 연주자들이 복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림 설명이 끝나고 한수진님이 개량된 향비파로 청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가만히 앉아서 아주 호강하고 있다.
김홍도의 황묘농접<黃猫弄蝶>
그림에는 고양이(猫), 나비(蝶), 패랭이꽃(石竹花), 제비꽃(如意花), 수석(壽石) 등이 등장한다. 두가지 꽃이 있는데, 하나는 봄에 피는 제비꽃, 하나는 여름에 피는 패랭이 꽃으로 서로 부조화를 이루고 있으나, 한 화폭에 두 꽃을 그려 넣은 것은 무엇인가 다른 의미를 전달하고자 함이다.
고양이는 한자로 猫(고양이 묘, māo)으로, 칠순 노인을 뜻하는 耄(늙은이 모, mào)와 중국어 발음이 같다. 나비는 蝶(나비 접, dié)으로, 팔순 노인을 뜻하는 耋(늙은이 질, 여든살, dié)와 중국어 발음이 같다. 단 두 한자 모두 성조(소리의 높낮이)는 다르다.
돌 즉 수석(壽 목숨 수, 石 돌 석)은 목숨 수(壽)를 나타내고, 패랭이는 석죽화(石竹花)로 대나무 죽(竹, zhú)자와 빌 축(祝, zhù)를 뜻하며, 제비꽃은 여의화(如意花)로서 여의(如 같을 여, 意 뜻 의) 즉 뜻대로 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림이 나타내는 의미는 인간의 한 생애를 축복하여 오래오래 사시라는 장수 기원의 의미가 담긴 그림이다. 이렇게 해설을 듣고 옛 그림을 보니 화가가 아무렇게 막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 하나하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림을 이해하고 난 후 국악 실내악 여민이 <황묘농접>을 국악으로 연주하니 그림은 비로소 선율이 되어 흘렀다.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변상벽(卞相璧), 자웅장추(雌雄將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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