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곳적 한국, 중국과 일본의 평범한 채소로 시작되어 전 세계 채식주의자들의 주요 단백질원으로 자리 잡은 콩은 3,000년이라는 세월을 돌고 돌아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 작물 중 하나가 되었다.
18세기 무렵, 일본에 당도한 네덜란드 선교사 일행은 간장, 즉 쇼유(しようゆ)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들은 쇼유가 작물의 이름이라고 착각하고 일본의 콩을 유럽으로 보내면서 이 식물을 '쇼유' 혹은 '소야'라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그 명칭은 콩의 서양이름으로 굳어졌다. 서구에 전파된 콩은 작은 기적을 일으키는 식물이 되었다. 콩은 서리를 견디지 못하여 북유럽의 농가에서는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이후 무성하게 꽃을 피웠다. 콩에서는 기름과 단백질이 각각 20퍼센트와 40퍼센트 정도 추출되었고, 1920년부터 빵과 햄버거, 개 사료와 이유식 등 웬만한 가공 식품에는 모두 콩이 첨가되었다. 더욱 눈여겨봐야 할 사실은 이 작물이 농장의 가축을 고기 제조기로 바꿔 놓았다는 점이다. 콩은 육우와 대형 양계장에서 사육되는 닭의 사료로 재배되었고, 이는 끝없이 고기를 원하던 선진국의 욕구에 딱 들어맞았다.
나는 콩에서 무엇을 배우고,
콩은 내게서 무엇을 줄 것인가?
나는 콩을 돌보고, 김을 메고,
밤낮없이 콩밭을 살피니,
이것이 바로 나의 일과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월든 Walden, 1854》
- 식물, 역사를 뒤집다. 문명을 이끈 50가지 식물
- 지은이 빌 로스 / 옮긴이 서종기
- 발행처 도서출판 예경
- 초판발행 2011년 8월 16일
- p8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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