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쌀

논과 밭 답沓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

산들행 2018. 3. 10. 09:35

농지에는 논과 밭이 있다. 우리는 논과 밭을 전답이라 하는데, 중국과 일본은 이와 다르다. 중국의 한자사전에서 전답이란 단어는 찾을 수 없으니, 논은 수전水田, 밭은 백전 白田 또는 한전旱田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수전이란 두 글자를 합쳐서 답沓이란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미 통일신라 민정문서에 이 글자가 보이므로 그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는 오히려 백전이란 두 글자를 합쳐서 전畠, 화전이란 두 글자를 합처서 전畑이란 글자를 만들었다. 이들은 지금 일본에서 모두 밭을 가르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왜국에서는 밭을 전畠이라 하고, 논을 전田이라 하며, 화전을 전畑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는 수전을 답沓이라 하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벼슬 이름에 전산전畠山殿이 있고, 지명에도 전도畑島가 있다고 한다.《지봉유설》지리부, 전田

 

그런데 전남 나주 복암리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목간에 수전과 백전이 함께 나온다. 백암리 목간에서 '백전白田'을 '전畠'으로 읽어서 일본 고유의 글자가 백제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한문은 세로로 쓰다보니 한 글자인지 두 글자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이런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 농사짓고 장사하고

- 송기호 지음

- 펴낸곳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초판 1쇄 발행 2014년 11월 10일

- p97 ~ 98


농사짓고 장사하고